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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흔적

정박한 곳이 어디라도

시가 내리는 밤愛/시

by 그래

첫 번째 詩

정박한 곳이 어디라도


푸른 바다

소용돌이로 끌려가던

나의 배는

너덜너덜해진 돛으로

간신히 버틴다.


아름다운 바다는

제 잘못은 아니라는 듯이

장미 꽃잎처럼 펼쳐지고,

얼핏

한 가운데 정박한 듯하다.


포장되어 있는

아름다운 세상 속에

나는 깨지고 부서져도

혹 이 소용돌이에 갇혀 있는 듯 해도

내 항해는 끝나지 않았다.


두 번째 詩

버스킹


낯선 사람

목소리에서 흘러나오는

익숙한 노래 한 가락


그만

그 자리에 앉아서

눈을 감는다.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아픔이 가슴을 울컥 울리고


어느 순간

잊힌 그리운 이도

살려내는 먹먹함.


낯선 이와

나누는 공감이었다.



작성일 : 2024년 어느 날
출판사 : 작가와
구매처 :

https://ebook-product.kyobobook.co.kr/dig/epd/ebook/E000008580466

한적한 시골 항구, 정박하고 있는 나룻배.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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