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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흔적

노란 구름 버스

2024 코코지 창작동화 공모전 참가/동화

by 그래

쉿! 엄마, 아빠가 모르는 비밀이 있어요.

그건 바로 매일 밤, 여행을 간다는 거예요. 준비물은 필요 없어요. 앗, 늦었어요. 얼른 가야겠어요. 밖으로 나가니 벌써 노란 구름 버스가 기다리고 있어요. 노란 구름 버스를 소개할게요. 노란 구름 버스를 타면 어디든 갈 수 있어요. 노란 구름처럼 보인다구요? 아니에요. 커다란 눈이 귀여운 둘도 없는 제 친구예요.


노란 구름 버스는 항상 집 앞에서 제가 오길 기다려요.

“안녕.”

“안녕.”

자리에 앉으면 노란 구름 버스가 움직여요.

아무도 깨지 않게 조용히 하늘로 올라가요. 어디로 갈지는 노란 구름 버스가 정해요.


달님 놀이터를 아시나요?

둥근 운동장에서 신나게 놀다 보면 어느새 미끄럼틀이 되어요. 어떤 날은 시소가 될 때도 있어요. 달님 놀이터에는 별님의 그네도 있어요. 은하수 그네는 정말 재미있어요. 별님이 불러주는 노래는 언제 들어도 신나요. 어? 그런데 오늘은 다른 곳에 가나 봐요.


아, 벌써 도착했네요. 숲 속이에요.

커다란 나무가 손을 흔들어줘요. 작은 나무와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불러줘요. 풀잎이 춤을 춰요. 얼른 내려서 같이 노래 부르고, 춤을 출래요.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동안 어느새 동물 친구들이 모두 모였네요.


토끼는 깡충깡충 뛰며 춤을 추어요.

갑자기 노래를 부른다고 두 손을 모아요. 배꼽에 손을 올린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다람쥐는 나무들 사이를 뛰어다닌다고 정신이 없어요. 새들의 합창은 숲 속의 악기인가 봐요. 제각각 나는 소리가 흥겨워요. 신나게 춤추고 노래 부르고 나니, 노란 구름 버스가 부르네요.

“빵빵.”

이제 다른 곳으로 갈 시간에요.

“안녕,”

“잘 가.”

반갑게 인사를 하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다시 노란 구름 버스를 타요.


“우리 집에 놀러 갈래?”

노란 구름 버스가 말했어요. 저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노란 구름 버스 집은 처음 가봐요. 벌써 설레요.

“여기는 버스들이 쉬는 곳이야. 저기 저 버스가 우리 아빠야. 인사해.”

노란 구름 버스가 손을 흔드는 곳에 아빠 버스가 있어요.

“안녕, 어서 와.”

“안녕하세요.”

아빠 버스가 반갑게 맞아주어요.

“친구가 왔구나. 안녕.”

엄마 버스가 인사를 해요.


버스들은 하나, 둘 일을 하기 위해 준비했어요. 제일 먼저 아빠 버스가 일을 나가요.

“다녀올게.”

아빠 버스는 시내 곳곳을 다니는 시내버스래요. 아침에 타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아침 공기를 제일 처음 맡을 수 있어서 행복하데요. 엄마 버스는 노란 유치원 버스예요. 아이들과 늘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데요.

노란 버스와 함께 엄마, 아빠를 배웅하고 다시 여행을 떠나요.


이번엔 꽃밭이에요.

커다란 해바라기가 제일 먼저 맞아주어요. 하늘을 바라보는 해바라기는 노란 구름 버스를 보고 열심히 손을 흔들어요.

“안녕.”

해바라기는 반갑게 웃으며 인사해요. 해바라기밭에 내려앉으니, 여러 가지 색 데이지가 있어요. 데이지는 주위를 빙빙 돌아요. 해바라기가 고개를 흔들며 박자를 맞추고, 바람이 데이지와 함께 춤을 추어요. 모두 함께 노래를 불러요. 조용한 꽃밭에 파티가 열렸어요. 벌과 나비가 궁금한지 고개를 내미네요.

“안녕.”

벌에게 인사를 했어요.

그런데 놀랐나 봐요. 해바라기 안으로 숨어 버렸어요. 나비가 그 모습을 보며 깔깔 웃네요. 노란 구름 버스도 함께 웃어요. 벌이 두리번거리자, 나비가 손을 내밀어요. 벌은 나비의 손을 잡고 우리 곁으로 왔어요. 쑥스러운지 웃네요. 다시 파티가 시작되었어요. 어디서 날아왔는지 반딧불이가 예쁜 빛을 만들어 주었어요. 꽃밭에 파티는 밤새도록 계속되어요.


“아함.”

하품이 나와요.

“빵.”

이제 집에 갈 시간이에요. 벌과 나비가 노란 구름 버스까지 데려다줘요. 의자에 앉자마자 졸음이 몰려와요. 꾸벅꾸벅 졸고 있는 저를 대신해서 노란 구름 버스가 작별 인사를 해요.

“안녕.”

“안녕, 잘 가.”

벌과 나비가 큰 소리로 말하자, 노란 구름 버스가 말해요.

“쉿!”

그러자 친구들이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들어요.


노란 구름 버스는 제가 다치지 않게 안전띠를 해줘요. 이제 집으로 출발해요. 집으로 가는 길은 조용해요.

눈을 떴을 때, 노란 구름 버스는 가고 없어요. 유치원 가자는 엄마의 소리에 밖을 보니 해가 말짱하네요. 벌써 아침이라니 아쉬워요.

“저녁에 또 보자.”

노란 구름 버스가 말했어요. 저는 갑자기 다른 곳도 가고 싶어 졌어요. 그래서 노란 구름 버스에게 말했어요.

“오늘은 바다를 구경 가볼까?”

노란 구름 버스가 웃는 소리가 들려요. 얼른 유치원을 다녀와야겠어요.


밤이 되었어요. 모두 잠든 시간 다시 밖으로 나와요.

“안녕.”

노란 구름 버스가 물방울 안에 있어요.

“와! 노란 구름 버스 최고!"

너무 신나서 노란 구름 버스를 꼭 안았어요. 달님과 별님을 따라 바다로 가요.


깊은 바닷속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요?

노란 구름 버스는 깊이 들어갔어요. 점점 내려갈수록 어두워졌어요. 그때 아름다운 노랫소리가 들려요. 반짝이는 해파리가 춤을 추고, 여러 색깔로 빛나는 물고기도 있어요. 하지만 노래를 부른 친구는 아니에요.

“누굴까?”

노란 구름 버스는 멈춰 서서 기다리라 말해요.

“누굴까요?"

저 어둠 속에서 노래를 부른 건 바로 커다란 고래였어요. 노란 구름 버스보다 고래는 엄청나게 컸어요. 큰 고래가 노래를 불러요. 피리 소리와 비슷해요. 노래로 말을 거는 것만 같아요.


"안녕."

커다란 고래는 나의 인사를 들었을까요? 노랫소리가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안녕."

인사도 노래로 하네요. 고래 주위로 작은 물고기가 많아요. 고래 주위를 춤을 추듯 다니는 작은 물고기는 정신없이 바빠요. 작은 물고기에게 물었어요.

"뭐해?"

내 질문에 작은 물고기는 고래 주변을 청소하는 중이래요.

고래와 작별 인사를 하고 더 깊이 내려가요. 엄청나게 큰 물고기가 있어요. 정말 커요.


"너는 누구야?"

궁금해서 물었지만, 못 들었는지 그냥 지나쳐요. 그때 아주 조그마한 물고기가 답해요.

"쟤는 개복치야. 작은 목소리에 잘 놀라는 겁쟁이야."

겁쟁이 물고기는 처음이지만, 저렇게 큰 물고기도 처음이에요. 멀어지는 개복치에게 손을 흔들고, 우린 다시 조금씩 바다 위로 올라가요. 올라가는 동안 미처 보지 못한 친구들에게 인사해요. 거북이도 있고, 가오리도 있어요. 물고기들이 넓은 바다를 헤엄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요.


노란 구름 버스와 바다를 나오자, 그 위로 무지개가 생겨요. 이제 막 무지개를 만든 요정이 방긋 웃네요.

"안녕, 재밌었니?"

요정이 물어보길래, 연신 고개를 끄덕였어요. 요정이 열심히 망치질하다가 말했어요.

"다음엔 요정 나라에도 와 볼래?"

"어떻게 가는데?"

요정이 작은 호주머니에서 무지개 가루를 뿌려주었어요.

"이건 내가 널 초대했다는 증거야. 물과 햇볕이 만나는 곳에서 나를 불러. 내가 문을 열어줄게. 내 이름은 무지개 요정이야."

무지개다리 요정의 초대장을 받은 노란 구름 버스가 웃어요.

벌써 내일 밤이 기다려져요. 친구들도 같이 갈래요?


작성일 : 2024년 06월 29일

공모지 : 2024 코코지 창작동화 공모전

공모방법 : 글만 공모 가능, 기간 중 코코지 홈페이지에 열린 구글폼으로 발송(관련 공모는 인스타, 공모관련사이트 등)

A yellow bus traveling through the night sky with shining stars and clouds.png AI/Copilot(요청 문구 : 별이 빛나는 밤 하늘을 달리는 구름을 타고 다니는 노란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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