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예보

디지털 드로잉 시화_2

by 그래
20250714 일기에보_날짜 보정.jpg 두 번째 시화 [일기예보]

포토샵 원본이 손상되면서 레이어 몇 개가 사라졌다. 수정하고자 했으나 수정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돼버렸다. 원래의 문서를 찾아보고 싶다. 다른 레이어가 없다면 다시 그리면 되는데, 하필 도장캐릭터가 있던 레이어가 사라졌다. 초창기에 그린 도장 캐릭터는 다시 그리려니 그때의 느낌이 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사진 파일에 날짜를 추가하기로 했지만, 어디서 어울리지 않는 모습에 속상하기만 했다.


이 시화는 수업 중에 잠깐의 여유가 생겨서 그렸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 나와서 깜짝 놀랐다. 나무 위에 빗방울의 반사를 수채화처럼 넣고 싶었다. 그래서 학원에 있던 브러시를 종류대로 다 써봤다. 이것도 저것도 당최 맘에 드는 것이 없다가 정말 우연히 찾았다. 명암을 처음 배울 때처럼 체대한 옅게 만든 다음 덧칠하고 또 덧칠을 했다. 짙은 초록색 위에 검은색에 가까운 초록색을 덮고, 그 위로 조금 밝은 초록색을 올린 다음 마지막으로 비와 맞닿는 부분을 상상하며 빗방울이 잠시 머무는 곳을 듬성듬성 넣았다.


마지막으로 도장 캐릭터는 나무 꼭대기에 앉아 검은 우산을 들고, 손바닥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의 감촉을 느끼고 웃고 있는 모습이다.


시시각각 바뀌는 하루의 심리를 그린 것이기도 하고, 삶의 전부를 말하기도 한다. 유독 비가 오는 날 하늘이 맑았으면 좋았을 거라고 말했다. 비 오는 날이 좋아도 가끔 우울감을 증폭시킬 내 마음과 비슷한 날씨보다 맑은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부는 여름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 내렸으면 하는 비는 과거의 회상이다. 다시 오지 못할 과거에 아픈 기억들이 빗속에 섞여 흐릿해지길 바라는 마음과 어제는 힘들었으니까 위로해주시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거였다.


오늘 밤은 오늘을 말한다. 유독 힘들고 지친 날은 까만 밤하늘을 밝혀주는 달을 보며 시름을 잊기도 하니까 말이다.


마지막은 바람이다. 어떤 날씨라도 괜찮다는 말은 나에게 해주는 위로이기도 하고, 누군가를 위한 격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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