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털 드로잉 시화_5
공들어 그렸다. 먼저 색을 칠하고, 그 위에 라인을 그렸다. 진짜 필요한 선만 그려 넣어서 마치 지금 이 사람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도록 노력했다. 뒤에서 앉아주는 존재는 모든 것이다. 요정일 수도 사람일 수도 바람일 수도 있다. 그저 당신이 혼자라고 생각되는 그 순간도 누군가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을 뿐이다. 그래서 제목도 '안아줄게요'가 아니라 '어쩌면'이 맞다.
처음으로 손가락을 모두 그렸다. 팔과 팔 위에 올려진 두상까지 젖은 옷과 때가 묻은 몸과 옷, 낡은 신발과 비에 노출된째 빗물이 고인 바닥에 앉아 있는 모습까지 다 설정해서 그렸다. 자세는 핀더리스트에서 얻었고, 나머지는 나의 창작이다. 수정된 곳에 있는 저 빛은 따뜻함에 상징이다. 점점 반짝이는 모습으로 그리고 희미하게 그리고 싶었지만, 나의 능력에서 저게 최선이었다. 그나마 저것도 선생님이 도와주어서 겨우 가능했다.
이 그림에서 나의 자캐 조몽쌤의 역할도 주어졌다. 주인공을 꼭 안아주고 있다. 아주 크게 확대해야 뭘 하는지 보일 정도로 작게 그렸다. 색도 전반적인 그림과 마찬가지로 어두운 회색을 썼다. 반만 글은 짙고 굵은 채로 표현되는 폰트 중에 부드러운 것을 사용했다.
화자는 주인공이 아니다. 바로 뒤에서 주인공을 안아주고 있는 온기이고, 바람이다. 따뜻함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만, 그런 온도조차 없는 보이지도 않는 존재를 표현했기에 안아주는 존재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 힘든 누군가를 위로해주고 싶은 그런 글을 쓰려고 노력했고, 또한 그렇게 표현하려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