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드로잉 시화 16
졸혼을 선언하고 집을 나간 여인을 다시 돌아오게 했던 사람, 바람 이외수 작가다. 그의 영원한 연인인 부인 전영자 님이 2025년 11월 07일 향년 72세 나이로 생을 달리했다. 생전 작가님의 긴 머리를 빗겨주는 전영자 님의 모습이 담긴 사진에는 미움도 싫음도 없다. 이혼을 선언한 아내에게 졸혼으로 합의본 남자를 원망하는 것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사진 한 장에서 느껴지는 건 친구 같은 부부의 모습이다. 그리고 서로의 삶에 끼어둔 자로서 어쩔 수 없이 짊어지게 된 삶을 천직이라고 말했다. 남편이 평생 글을 쓰며 먹고살아야 하는 것처럼 자신도 그런 남편을 위해 살아하는 천직... 과연 사랑이라는 이름 하나로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절대 아니다. 운명이다 어쩔 수 없는 천명이다 말할 수는 있어도 절대 천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기사의 한 자락으로 끝난 생이 아닌 남편이 화자가 된 이유는 그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내의 이혼은 절대 반대하고, 대신 제시한 졸혼을 말했던 사람이다. 그랬다면 누구나 두려워하는 길목에 선 아내를 위해 한달음에 달려와 지켜주었을 것 같았다. 사랑은 특히 남녀의 사랑은 두 사람이 주인공이다. 그 외에 다른 어떠한 것도 첨부되지 아니하여야 한다. 그 조건 하에 글을 썼다. 그리고 고인의 명복을 비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다.
무엇보다 쉬운 것 없는 작업이다. 글만큼 그림이 어렵다. 그래도 왜 그리냐 묻는다면 왜 쓰냐는 질문과 같다. 좋다. 행복하다. 좋은 이유의 모든 것이기 때문에 놓을 수가 없다.
오늘 밤은 악몽을 꾸었다. 악몽과 관련된 꿈은 다른 편에서.... 역시 하루의 두 작품은 초보 그림 작가에게 너무 힘든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