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드로잉 시화 15
전체적인 배경은 새벽이다. 새벽에서 아침이 넘어가는 시간, 이 시간을 배경으로 잡은 것은 '오늘'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모든 그림은 검은 은색으로 그렸고, 약간 수묵화 느낌을 주기 위해서 물방울 브러시를 제일 작게 만들어 그걸 이용해 번지는 효과를 표현했다.
정확하게 그리기보다는 화선지의 먹이 번지는 것까지 계산화 그리는 것처럼 이번 그림은 대충 그린 듯 보였으면 해서 손 떨림 보정을 최소로 해두고 그렸다. 정자와 사람, 왼쪽과 오른쪽의 나무 두 개의 큰 레이어 폴더를 만들고, 큰 폴더 속에 가지와 어두운 잎과 밝은 잎, 그리고 가지 앞과 뒤를 만들어 풍성하면서도 음산한 느낌이 나도록 그렸다.
첫 번째는 처음 구상했던 그림이다. 정자 옆에 아무렇게나 자란 나무와 오른쪽에 높은 나무의 윗부분을 표현해 풍성하게 보이도록 그렸다. 그러나 다 그린 후에 보니 풍성하기는 하나 마치 한쪽으로 치우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두 번째처럼 레이어의 크기를 줄이고, 약간 거리감을 두도록 배치를 바꿨다.
글자체는 궁서체를 썼는데, 수묵화와 어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은 연인의 살아을 담은 글이다. 그렇기에 내포한 뜻이 흐려지지는 않을까 했지만, 묘하게 어울리는 듯하여 그대로 두었다.
이 글로 영상을 만들었다. 영상으로 만들다 보니 배경으로 그린 것들의 위치도 살짝 바뀌었다.
https://youtube.com/shorts/3wjOPefPJ9g?si=vSYOmMLpT15MofX5
가능한 글이 적힐 부분을 최대한 넓혔다. 아래의 그림을 줄이고, 배경을 넓히고, 잘 보이도록 글자도 크게 적었다. 가능하면 시는 각 연에 맞게 쓰고 싶지만, 오늘 글처럼 분량이 어느 정도 있는 건 각 행을 맞춰서 글을 배치했다. 원래 쓰던 CATCUT 프로그램이 전체 유료화가 되면서 어도비 프로를 사용하기로 정한 다음, 두번째로 만든 영상이다. 확실히 유료 프로그램이 좋기는 좋다. 사투리가 너무 심해 첫 마디가 강하게 나왔는데, 부산 사람이 아니면 잘 모르게 편집되었다.
부스가 아닌 거실에서 녹음해서 잡음이 많이 들어간다. 그러나 그런 잡음이 싹 지워졌다. 아직은 자연스럽게 편집을 잘 못하지만, 뭐든 처음이 있으면 적응하기 마련이니 천천히 배워나가고자 한다.
"당신의 오늘은 어떠신가요?"라고 물으면 "그냥"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그런 사람에게 당신이 그냥 보내는 오늘이 누군가에게는 소중하게 지켜낸 오늘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연인에게 오늘은 마치 마지막이라고 될 것처럼 뜨겁게 사랑하고, 내일이 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든다. 오늘 너무 행복해서 오늘 같은 시간이 이어지는 바람 때문일 터다. 그러나 입장을 조금만 바꾸면 생각은 바뀐다.
새벽이 되어 떠나는 연인의 손을 잡으며 아쉬워하는 사람에게 "오늘 또 보자"라고 말하는 건 이 글의 핵심이기도 하다. 오늘이 귀하더라도 오늘은 결국 어제가 된다. 다시 오는 오늘은 어제의 행복했던 시간이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지만, 연인이 각자의 집으로 갔다가 아침에 다시 만난다 하더라도 마음이 옅어지지 않는 것처럼 어제처럼 오늘을 살면 어제와 오늘은 다르지 않은 것이다.
나는 당신에게 "오늘을 살길 바란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