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드로잉 시화_9
결혼을 앞둔 지인을 위해 그렸다. 그리지 못하는 부분은 가감하게 패스하고, 그릴 수 있는 선에서 가장 그들과 가까운 모습을 나타내려 노력했다. 그림 속의 아름다운 배경에 유독 꽃을 강조했고, 행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바라보는 사진을 선택했다. 살면서 제일 많은 것이 바로 바라보는 것과 말하는 것이기에.
나는 결혼 20년 차다. 오래 살았다. 오래 산 만큼 이제 결혼하는 부부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있다. 결혼이란 흔하디 흔한 그런 거 말고, 직접 겪었기에 알게 된 현실적인 조언들. 그걸 글로 담았다. 타지에서 결혼하는 부부에게 가지 못하는 마음으로 마치 결혼식장에 동행한 듯 하객처럼 나를 넣어두었다. 너무 작게 그렸는지 아직 연락이 없는 거 보면 조몽쌤은 잦지 못한 듯하다. 괜찮다. 그림은 오래 남으니까.
바라보는 건 시간이 지나면 어느 순간 다시 보게 된다. 처음과 다른 모습에 아쉬워하고 아파하는 순간이 온다. 그러나 말하는 것은 한번 잊으면 다시 오기가 힘들다. "아, 알 거야." 아니 모른다. "날 잘 아니까 이해해 주겠지. 괜찮아." 괜찮지 않다. 알기 때문에 모른다. 잘 안다는 착각은 부부가 아닌 모든 함께 하는 둘 이상의 모임에 해당되기도 한다. 사랑하기에 모두 아는 것은 아니다. 함께 있기에 당연한 건 없다.
부부가 가족이 되고, 가족이 되면 모른 척하게 된다. 매일 보기에 다음을 생각하기 쉽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캠퍼스에 예쁘게 출력해 주는 곳에 의뢰에 선물로 보냈다. 선물을 받은 동생은 예쁘다는 첫 말과 정말 좋은 말이라는 감상을 해주었다. 선물이니까 해주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싫고 좋은 분명한 친구이기에. 그러다 생각보다 별로였다고 하더라도 사실을 말하지는 못한다. 우리 사이는 친하면서 친하지 않은 사이인 지라.
그냥 마음만 알아주면 됐다. 그리 생각하고 묻어둔다. 나의 열 번째 작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