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유령

디지털 드로잉 시화 21화

by 그래
20251205 크리스마스유령.jpg 눈사람아, 내가 네 곁에 있어줄게

오늘 시화는 크리스마스 합착으로 여러 창작 장르의 작가들이 모여 온라인 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해 만든 작품입니다. 처음으로 라인이 아예 없이 무테일러스트로 만들었고, 수많은 인파는 어떻게 그릴까 하다가 그냥 대충그렸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대충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초보에게는 대충이라고 하더라도 몇 시간이나 걸릴답니다.


네이버 창에 크리스마스 거리의 인파라고 이미지를 찾았다는데, 생각보다 많이 나와서 놀랐습니다. 거리를 꽉 채운 사람들의 걸음은 모두 한 방향으로 가고 있더군요. 아마도 어디선가 하는 조명 축제를 보러가는 듯 했습니다. 각 거리마다 아름다운 조명과 사진에는 담겨지지 않는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겠지요. 그저 뒷모습 뿐인데도 모두 흥겨워보였습니다. 가게마다 환한 아침보다 더 밝은 조명이 내부를 밝히고, 전신주와 함께 긴 선을 따라 장식이 늘어서 있습니다. 초록색 나무마다 화려한 장신구는 누굴 위한 장식일까요? 나무가 메달고 있기엔 무거워보이는 주렁주렁 달린 장신구와 간만에 쌓인 눈과 함께 힘겹게 버티는 것만 같았습니다.


크리스마스 밤이 되면 유독 골목마다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눈사람입니다.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친구와 연인과 가족과 나와 웃지만, 눈사람은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주는 나무가지 때문에 웃지만, 웃고 있는 모습이 아닌 무표정하고 뚱한 표정이 되었습니다. 저마다 개성 있게 만들어진 눈사람은 밤이 지나 아침이 되면 어딘가에 이슈가 되어 나오지요. 멋진 동상을 만든 사람부터 동화속의 한 장면도 더러 있습니다. 눈사람이라 하여도 이제는 동그라미 두개가 전부는 아니겠지요.


그래도 전 눈사람의 전형적인 모습을 그렸습니다. 아직은 두개의 동그라미가 만들어준 눈사람의 이미지가 제게는 친숙하기 때문이죠. 거리속의 화려한 가게를 그리고 싶었지만, 대충 그리지 못하는 관계로 그냥 장식으로 대체했습니다. 사람들의 다양성도 색으로 구분하려 했지만, 어쩌다보니 선호한 색들로 채워졌네요. 처음엔 제목과 같은 글씨체로 내용도 채웠지만, 글자가 잘 보이지 않더군요. 그래서 내용이 글자체는 바꾸고, 제 필명이 들어가는 구간은 그림처럼 선택해서 적당한 크기로 줄였습니다.


두 장으로 그려도 되지만, 한 편의 시라는 느낌은 아무래도 한 페이지의 있는 것이 아닐까 싶어 한 장에 모두 담아 보았습니다. 글자 정렬은 서로의 입장을 말하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각각 정렬을 따로 하고, 대신 글자 크기는 같게 햇습니다. 자각은 100%입니다. 시화를 그리고 나서는 기본적인 자간을 75%애 맞춰두고 그리다 보니 100%로 늘려도 그리 넓게 퍼진 느낌은 들지 않네요. 글 양이 많은 행간을 최대한 좁게 잡습니다. 기본 사이즈로 하면 글자 크기의 반보다 더 넓은 공간이 생겨서 일부로 글자크기가 비슷한 행간을 사용하여 인위적으로 줄인 느낌을 최대한 줄여보았습니다.


확실히 완성본은 JPG 파일로 해서 보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와 느낌을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한 작품을 마무리하고, 쉬어야겠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다수와 함께하는 사람만큼 혼자 있는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거리에 사는 사람들도 삼삼오오 모이는 시간인데도 혼자 외롭게 창밖만 보는 사람도 있죠. 어떤 이는 혼자가 좋아서 그리보내지만, 어떤 사람은 글 속의 화자처럼 그들 속에 섞이길 바라고 있습니다. 무표정함 속에 감춤 진실은 한 톨의 용기가 없다면 못하죠. 말을 떼기가 겁나기 때문입니다. 거절로 인한 상처가 크기 때문이죠. 어려운 용기를 내더라도 좌절이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횟수가 늘면 다시 용기를 낼 수 어렵습니다.


적어도 크리스마스 같은 따뜻한 날에는 누군가 내민 손을 잡아줄 수 있는 여유와 배려 그리고 잡을 용기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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