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드로잉 시화 28
회색빛 배경 속에 유일하게 색을 가진 장미가 있다. 철조망을 넘어 고매만 내밀고 있는 장미는 유독 아름다우면서도 쓸쓸해 보인다. 철조망이 빛을 가리지도 않겠만 굳이 밖으로 고개를 뺐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시든 나뭇잎이 말해주고 있다. 여전히 색을 바라지 않은 줄기 덕에 살아남은 장미다. 그러나 낙엽처럼 말라버린 잎을 보며 장미는 살고 싶다. 그러나 방법을 모른다. 고작 할 수 있는 것은 철조망 밖으로 고개를 내미는 것 그것이 가지를 꺾어 가며 선택한 유일한 방법이다.
[꽃은 꽃이니까] 말을 반복하는 이유는 그게 질문이고, 이유이고, 답이기 때문이다. 같은 사람일 뿐 생김새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각자의 삶은 다르다. 그렇다고 사람이 아닌 건 아니다. 나의 [꽃은 꽃이니까]는 그런 뜻과 같다.
글 속에 나의 캐릭터 역시 장미를 바라보고 있다. 철조망의 차가움도 날카로움도 이겨낸 장미에게 말해주고 싶은 말이다.
"꽃은 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