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어 깔끔
<<읽는 방법>
가려진 곳은 빼고 읽어 주세요.
다음은 가린 곳을 열어서 읽어보세요.
<1화 그는 왜?>
남자는 왜 죽어야 했는지 생각해야 했다.
새로운 회사에 입사한 날 분명 그를 보았다. 그러나 무시했다. 남자와는 상관없었으니까. 어느 날부터 남자를 쫓는 누군가는 보이지 않으나 분명 남자를 보고 있었다. 마치 눈동자만 남자를 따라다니는 것만 같기도 했다. 시선은 남자가 어딜 가도 어김없이 따라붙었다.
더운 여름 남자가 편의점에서| 살 것을 테이블에 올리고 담으라 소리쳤다. 점원은 60대 퇴직 노인이다. 그런들 남자에게는 그냥 점원일 뿐이었다. 남자는 점원한테, “뭘 쳐다봐. 안 담아?” 그제야 노인이 담으며 가격을 말하는 동안 남자는 대충 돈을 테이블에 던져버리고 점원의 손에서 물건을 가져 나올 때도 확실한 인기척에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남자에겐 돈 많은 아버지 덕으로 생긴 남자 명의의 건물이 있었다. 다세대연립주택에서 4층 전부가 남자 집이었고, 나머지 층은 각각 4가구씩 모두 가득 만실이었다. 남자는 특히 5년 넘은 임차인을 위해 그중에서 201호와 401호는 여자다. 나의 또 다른 재미는 그들의 일거수일투족과 |생활환경을 관리해 주는 일을 즐겼다. 가끔 || 201호와 401호의 하루는 실시간 내|| 핸드폰으로 연락이 와서 일을 하다가도 달려 나갈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냥 바쁘게 산 남자일 뿐이었다. 그런데 왜? <1화 끝>
<02화 고리>
그는 남자가 골목 사이에 들어오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남자의 가는 몸이 좁은 골목으로 들어와 담배를 피우기 위해 시작했다. 느긋하게 검은 골목에서 유독 붉게 타는 붉은 빛줄기를 눈여겨보던 그는 불꽃이 곡선으로 떨어지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남자에게 다가갔다. 빨갛게 힘을 주는 손등 위로 빗방울이 떨어진다. 정말 절묘한 타이밍이다. 마지막 한숨은 남겨놓아야 한다. 남자가 그를 보아야 한다. 그래야 남자가 가진 생과 사 모두를 가질 수 있다. 남자는 이제 죽어서도 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을 똑똑하게 보여 주어야 || 한다. 멀리서 들리는 자동차의 속도에 맞춰 그의 손이 힘을 살짝 뺀 틈에 남자의 반항이 시작되었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남자를 쳐다보며 웃었다. 일순간 일그러진 표정은 당황과 당혹감과 공포가 서렸다. 선한 얼굴에 숨은 차가운 미소는 남자를 옭아매기에 충분했다. 비에 젖은 피부는 늦은 가을 날씨를 만나 검붉게 변했다. 이내 자동차에 헤드라이트가 골목을 비추자 남자는 그를 저승차사로 착각한 듯 눈을 감아버렸다.
“이봐. 일어나서 날 봐. 나는 차사가 아니라고.”
마치 시사다큐의 성우와 같은 중후한 목소리가 남자를 깨웠으나 착각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 피눈물을 흘리며 ||남자의 생은 그렇게 끝났다. 흐릿하게 보이는 남자의 실루엣을 보며 || 그가 웃었다. 남자는 그를 벗어나 달아나려 했으나 이미 그와 남자 사이에 단단한 고리가 채워져 || 도망갈 수 없었다.
원문
<1화 그는 왜?>
남자는 왜 죽어야 했는지 생각해야 했다.
새로운 회사에 입사한 날 분명 그를 보았다. 그러나 무시했다. 남자와는 상관없었으니까. 어느 날부터 남자를 쫓는 누군가는 보이지 않으나 분명 남자를 보고 있었다. 마치 눈동자만 남자를 따라다니는 것만 같기도 했다. 시선은 남자가 어딜 가도 어김없이 따라붙었다.
더운 여름 남자가 편의점에서 살 것을 테이블에 올리고 담으라 소리쳤다. 점원은 60대 퇴직 노인이다. 그런들 남자에게는 그냥 점원일 뿐이었다. 남자는 점원한테, “뭘 쳐다봐. 안 담아?” 그제야 노인이 담으며 가격을 말하는 동안 남자는 대충 돈을 테이블에 던져버리고 점원의 손에서 물건을 가져 나올 때도 확실한 인기척에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남자에겐 돈 많은 아버지 덕으로 생긴 남자 명의의 건물이 있었다. 다세대연립주택에서 4층 전부가 남자 집이었고, 나머지 층은 각각 4가구씩 모두 가득 만실이었다. 남자는 특히 5년 넘은 임차인을 위해 그중에서 201호와 401호는 여자다. 나의 또 다른 재미는 그들의 일거수일투족과 생활환경을 관리해 주는 일을 즐겼다. 가끔 || 201호와 401호의 하루는 실시간 내|| 핸드폰으로 연락이 와서 일을 하다가도 달려 나갈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냥 바쁘게 산 남자일 뿐이었다. 그런데 왜?
<1화 끝>
<02화 고리>
그는 남자가 골목 사이에 들어오는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남자의 가는 몸이 좁은 골목으로 들어와 담배를 피우기 위해 시작했다. 느긋하게 검은 골목에서 유독 붉게 타는 붉은 빛줄기를 눈여겨보던 그는 불꽃이 곡선으로 떨어지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남자에게 다가갔다. 빨갛게 힘을 주는 손등 위로 빗방울이 떨어진다. 정말 절묘한 타이밍이다. 마지막 한숨은 남겨놓아야 한다. 남자가 그를 보아야 한다. 그래야 남자가 가진 생과 사 모두를 가질 수 있다. 남자는 이제 죽어서도 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을 똑똑하게 보여 주어야 || 한다. 멀리서 들리는 자동차의 속도에 맞춰 그의 손이 힘을 살짝 뺀 틈에 남자의 반항이 시작되었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남자를 쳐다보며 웃었다. 일순간 일그러진 표정은 당황과 당혹감과 공포가 서렸다. 선한 얼굴에 숨은 차가운 미소는 남자를 옭아매기에 충분했다. 비에 젖은 피부는 늦은 가을 날씨를 만나 검붉게 변했다. 이내 자동차에 헤드라이트가 골목을 비추자 남자는 그를 저승차사로 착각한 듯 눈을 감아버렸다.
“이봐. 일어나서 날 봐. 나는 차사가 아니라고.”
마치 시사다큐의 성우와 같은 중후한 목소리가 남자를 깨웠으나 착각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피눈물을 흘리며 남자의 생은 그렇게 끝났다. 흐릿하게 보이는 남자의 실루엣을 보며 그가 웃었다. 남자는 그를 벗어나 달아나려 했으나 이미 그와 남자 사이에 단단한 고리가 채워져 도망갈 수 없었다.
<완결>
디스코드에서 운영하는 [문향] 동아리에서 활동 중이다. 이번 주 제시어는 '깔끔'이다. 이 제시어를 듣고 '범죄' 또는 '성격'이 생각났다. 혹은 결벽증이 있는 사이코패스 범죄자가 떠올랐다. 그러나 스릴러를 써 본 적이 없어서 장르에 관해 알아보고 있었다. 그때 디스코드에서 스포일러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걸 이용해서 이 글을 연재하면서 다른 곳에서는 못 하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글이라는 위에서부터 아래로 본다. 그러면 먼저 가린 글을 올리고, 가리기를 지운 글을 연재하면 자연스럽게 의도한 대로 읽게 되지 않을까 하여 기록을 남겨 본다.
짧은 단편 소설의 피해자의 시점과 가해자의 시점을 모두 담아보자. 이번 제시어를 두고 나만의 과제를 던져봤다. 의도한 바와 달리 표현은 미숙하고, 어리숙하다. 그래도 나름의 도전이었으니, 이것으로 만족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