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이끌어 가는 기쁨
어렸을 때부터 반장을 맡는 게 좋고 재밌었다. 누가 나를 추천하지 않아도 자신 있게 손을 들고 나를 추천했다. 왜 자신이 있었고 재밌었을까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짜릿했다.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결과로 보여주는 것이 좋았다.
그럴려면 그에 맞는 능력과 약간의 권력이 필요했던 것 같다. 그래서 완장을 차면 타당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더 열심히 살았다. 나그네의 옷을 벗긴 건 찬바람이 아닌 햇살인 것처럼. 카리스마는 부족했지만 나답게 둥글게 이끌어갔다.
글을 쓰면 나의 이런 점을 마음껏 펼칠 수 있다.
한 단어, 한 문장, 하나의 글을 완성하기까지 모든 걸 리드해야 한다. 아무것도 없는 흰 종이를 채우는 건 오로지 나의 몫이다. 단어를 약간만 바꿔도 글의 색깔이 달라지고 글의 흐름이 바뀐다. 생각을 그대로 종이에 옮겨 담기까지 조사 하나도 허투루 쓸 수 없다.
무수히 많은 선택과 결정으로 이뤄진 글을 보고 있으면.아기를 낳아보지는 않았지만 마치 자식 같은 기분이 든다. 글을 완성하면 뿌듯함이 커서 계속 보게 된다. 따듯한 시선으로 읽고 또 읽으며 쓰다듬고 어루만진다.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가 사랑을 줄 수 있듯이 내 글에는 따듯함과 사랑이 마구 묻어났으면 한다.
글을 사랑하는 마음을 글로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따듯한 햇살이 되는 글을 쓰기 위해 진심을 다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