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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하늘 May 15. 2024

변화의 근육통 컴온



근력운동을 하는 날이면 다음날 어김없이 근육통이 온다. 하체운동을 하고 나면 의자에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곡소리가 나고, 복근이 존재하는 줄 몰랐는데 복근운동을 한 다음날은 내 배에 복근이 있긴 하구나 느껴진다. 이럴 때 누가 웃기기라도 하면 정말 원망스럽다.


헬스장에 매일 출석도장을 찍기로 결심해도 근육통 때문에 갈까 말까 망설여지는 순간이 온다. 그때, 그래도 가야 한다. 대신 무리하지 말고 잔잔하게 하다 보면 몸이 풀리고 고통에도 적응이 돼서 덜 아파진다.


처음엔 버거웠던 무게도 몸이 적응을 해서 이제 근육통이 생기려면 더 큰 부하를 줘야 한다. 운동한 다음 날 근육통이 없으면 괜히 서운하다. 귀찮아도 눈 딱 감고 헬스장에 가고 한 번이라도 더 들어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보면 어느새 몸이 조금씩 딴딴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몸이 변하려면 고통을 겪고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불편하지 않은 변화는 없는 것 같다. 몸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데 하물며 사람이 무언가 변화를 겪으면 ‘변화의 근육통’이 오는 게 당연하다.

새로운 영역에 대한 호기심은 크지만 안정적인 것을 추구한다. 편하게 일구어 놓은 환경이 깨지는 걸 원치 않는다. 결혼을 하기로 맘먹었을 때도 성장통을 겪듯이 아팠다. 그러고 나서 또 신혼여행을 준비하다 보니 변화에 대한 근육통이 왔다.

익숙함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놓이는 게 누군가에게는 설렘으로 다가오지만 난 아닌가 보다. 변화하려면 관성을 깨고 나아가야 하는데 오래 눌러있던 만큼 저항을 받으니 힘들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내가 결혼을 원하는 게 맞나 싶었다. 근육통 때문에 운동가기가 싫어진 것처럼 변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고민하는 시간이 있었다. ​남자친구와 속 터놓고 이야기를 하고 나니 내 마음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보여서 결혼에 확신이 생겼다.

지금도 신혼여행까지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지만 맘이 왜 이렇게 조급한 지 모르겠다. 여행계획을 짜다가 머리를 식힐 겸 온 헬스장에서 깨달았다.

'다 근육통이구나.'

이 순간이 지나면 앞으로 더 의연해지고 단단해지겠지. 처음이 어렵지, 누구나 다 하는 일이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정리가 끝났으니 이제 페달을 힘껏 돌려야지 허벅지에 불이 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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