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1

2025.05.01 ~ 2025.05.05

by 윤형

우리 가족은 주기적으로 해외여행을 가고 있다.


2013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필리핀, 아랍에미리트, 일본 오사카, 호주, 일본 삿포로까지 총 여섯 번의 여행을 다녀왔다.


이번에 간 곳은 대만의 타이베이로, 나의 취직으로 너무 먼 곳은 가기 어려웠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은 동아시아의 대만을 목적지로 결정했다.


대만은 여행의 난이도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들어서 예전부터 가고싶었던 곳들 중 하나였기도 하고, 음식도 맛있다고 해서 기대가 되었다.


2025. 05. 01


대구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늦은 밤 비행기밖에 없었기 때문에 우리 가족은 22시 55분 비행기를 타고 출발했다.


늦어도 오후 시간에나 비행기를 타봤지 이렇게 늦은 시간에 비행기를 탄 것은 처음이라서 느낌이 새로웠다.

대만에 도착해 처음으로 든 생각은 '생각보다 별로 안 더운데?'였다. 사람들이 대만은 5월부터 굉장히 덥고 습해서 다니기 힘들다고 겁을 줘서 대만의 날씨에 살짝 쫄아(?)있었는데 밤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대만의 날씨는 쾌적했다.


그리고 대구에서 대만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많아 늦은 시간의 비행기인데도 입국심사를 끝내는 데 꽤시간이 걸렸다. 6일간의 연휴였어서 그런지, 거리상으로 만만한 일본, 중국, 대만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 같았다.


다행히 늦은 시간임에도 공항에는 택시가 있었고, 한 시간 정도 택시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공항 근처에 숙소를 잡으면 어떨까도 생각을 했지만, 그러면 다음날 아침에 공항에서 숙소로 이동하는 수고를 들여야 했기에 이왕 늦게 도착해서 힘든 거 이날 조금 더 수고를 들이기로 했다.


2025. 05. 02

일갑자찬음


그리고 다음날 아침으로 먹은 일갑자찬음이라는 곳의 동파육 버거와 동파육 덮밥. 원래 줄 서서 먹는 맛집이라고 하는데 배달이 된다는 정보를 얻어 한국에서 미리 우버이츠를 깔고 배달로 시켜보았다.


카드도 등록해서 갔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결제가 되지 않았고, 결국 현금으로 결제를 해야 했다. 그리고 우버이츠... 체크하지 않으면 수저가 오지 않는다. 편의점에서 수저까지 받아와서야 겨우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맛은,

웨이팅을 하면서까지 먹을 정도로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양념은 우리가 익숙한 간장 베이스의 장조림 양념이었고, 동파육 고기가 부드럽긴 했다. 그리고 버거보다는 밥이 맛있었다. 역시 한국인은 밥심이다.


그렇다고 맛이 없었던 것은 아니기에 궁금하다면 한 번 먹어봐도 좋을 것 같다.

이날은 택시투어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장 날씨가 좋아야 하는 날이기도 했는데, 비가 올까봐 걱정했던 것과 달리, 다행히 날씨는 맑았다.


대만 타이베이에 처음 오면 필수적으로 들르는 곳들이 바로 '예, 스, 진, 지'라고 할 수 있다. 각각 대만 여행의 필수 코스인 예류, 스펀, 진과스, 지우펀의 첫 글자를 딴것인데, 타이베이의 중심에서 거리가 멀기도 하고 각 코스간 거리도 꽤 있어 버스나 택시투어를 이용하지 않고서 모든 곳을 들르는 것은 꽤나 힘들다. 우리는 여기서 진과스를 뺀 '예, 스, 지' 투어를 예약했다.


버스투어와 택시투어를 고민하다 가격은 비싸지만 일정 조정이 자유롭고 가족끼리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택시투어를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만족했기 때문에 만약 다른 여행에서 택시나 버스투어가 있다면 다시 택시투어를 이용하게 될 것 같다.


예류지질공원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바로 예류지질공원.

이런 지형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해수의 염분으로 풍해되어 만들어진 벌집바위는 꼭 제주도의 현무암 같았다.

그리고 여왕의 옆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유명한 여왕바위 앞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 줄을 서있었다.


이 여왕바위의 목이 바람에 의한 침식작용으로 인해 몇 년 안에 완전히 부서질 가능성이 있지만, 대만 정부와 국민들은 자연에서 태어난 것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믿음으로 보존을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멋있는 여왕바위와는 별개로 바다가 바로 앞에 있어 그런지 이곳은 바닷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그냥 바람이면그러려니 했을 것 같은데, 모래바람이 불었기 때문에 때때로 모래가 입안에 들어가 구경하기 쉽지 않았다.


스펀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철길이 마을을 가로지르는 스펀.


평범한 시골마을인 이곳이 유명해진 이유는 바로 천등을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람들이 곳곳에서 천등을 날리고 있었다.

천등보다 배고픔을 달래는 것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길거리 음식이 유명한 스펀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유명한 길거리 음식인 닭갈비 볶음밥, 땅콩 아이스크림 뿐만 아니라 소시지, 꽃게 튀김과 오징어 튀김도 먹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소시지와 오징어 튀김이 맛있었다.


소시지는 육즙이 가득했고, 오징어튀김은 꼭 가라아게처럼 짭조름하고 쫄깃쫄깃했다. 그리고 땅콩 아이스크림에는 기본적으로 고수를 넣어주니 고수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고수는 필요없다는 뜻의 不要香菜(부야오샹차이)를 기억하자.

천등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날리고 있어 도떼기 시장처럼 정신이 없었다. 소원을 쓰고 나면 직원들이 직접 사진을 찍어주고, 천등 날리는 것을 도와주는데 능숙한 손놀림으로 속전속결로 끝내줘 사람이 많아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소원을 천등에 써서 날리는 행위 자체는 굉장히 낭만이 있고, 이곳 스펀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기 때문에 한 번 쯤 해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


지우펀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이 그 유명한 지우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배경이 되었다고 해서 유명해진 곳이라는데, 사실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한다.


그래도 저녁이 되어 홍등이 켜지면 꼭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영화 속에 들어온 것 같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곳이다.


문제는 그 유명세 때문에 엄청 사람이 많다는 것인데, 인파로 인해 지옥펀이라는 별칭까지 가지고 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는 스팟이 있는데, 이곳을 배경으로 해질무렵 사진을 찍으면 꽤 잘 나온다.


올라가는 계단이 더 이어져 있었지만 도저히 나아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사진을 찍고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계단이 정말 가팔라서 비가 오기라도 하면 상당히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질무렵 홍등이 켜진 지우펀은 사람은 많았지만 정말 아름다웠다.


지옥펀 지옥펀하지만 대만, 타이베이에 왔으면 꼭 한 번 들러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택시투어가 좋은 점은 바로 일정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녁 8시까지는 시간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내려와 7시 30분에 출발하는 것으로 일정을 조정했다.


내리는 곳도 지정이 가능해서, 출발했던 호텔이 아닌 저녁을 먹을 식당이 있는 시먼(西门)에 내려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황지아훠궈


그렇게 내린 곳은 한국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훠궈집인 황지아훠궈.


도착 시간은 8시반 정도로 저녁 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라 조금만 웨이팅을 해도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웨이팅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포기할 수는 없어 일단은 웨이팅을 걸었다. 괜히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집이 아닌지 한국어 간판도 있었고 기다리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한국인이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웨이팅을 하고 (너무 안 불러서 포기하려 했는데, 딱 그 타이밍에 불렀다)

어떤 탕을 먹을지 고른 뒤, 재료 선택을 하기 위해 일어났다.


마라탕으로 인해 이제는 익숙한 재료 고르기...

재료들이 전부 신선하고 맛있어 보였다.


인당 5만원 정도라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재료 무한리필, 음료 무한리필, 과일 및 디저트 무한리필 (게다가 하겐다즈가 무한리필이다) 이라고 생각하면 많이 비싼 건 또 아닌 것 같다.

어쨌든 기다린 만큼 저녁 9시가 넘었음에도 디저트까지 완전히 포식을 했다. 그리고 한 번 먹어보고 싶었던 석가라는 과일도 이곳에서 먹어볼 수 있었다.


석가모니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석가는 참외와 비슷한 맛이 난다고 해서 그 특유의 싱거운 맛을 선호하지 않는 나는 싫어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참외와는 맛이 달랐고 달달해서 꽤 맛있었다.


가장 빡빡한 일정이었던 첫날 일정을 마치고 가족들 모두 호텔에 뻗어버렸다. 다음 여행은 그냥 편하게 쉴 수 있는 휴양지도 나쁘지 않을지도...? 라는 생각이 들기도하는 첫날이었다. 그래도 날씨는 좋아서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