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110. 디지털 사진과 가짜뉴스

by 노용헌

세계 최초의 디지털카메라는 1975년, 미국 코닥(Kodak)의 개발자였던 스티븐 새슨(Steve Sasson)이 디지털카메라를 발명하였다. 할로겐화은을 기초로 한 은염 아날로그 사진에서 디지털 사진이란 용어를 사용하게 된 것은 1990년 어도비 포토샵(Adobe Photoshop)이 출시되었을 때 처음 나타났다. 디지털 기술의 진보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아날로그 시절 필름의 결과물은 1~2일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이제는 바로바로 확인하며 지웠다 다시 찍을수도 있고, 현상된 필름의 후반작업도 컴퓨터의 포토샵이란 프로그램으로 쉽게 복사와 합성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수정들이 사진의 진실성에 대한 진위 여부는 또 다른 문제가 되었다. 미국의 일간지 LA타임스는 2003년 이라크전 사진을 합성조작한 브라이언 월스키를 해고하게 되었다. 바스라를 탈출한 민간인에게 총을 겨누는 영국군의 모습을 찍은 그의 사진에서 총을 겨눈 동작과 아빠 품에 안긴 아기의 얼굴이 강조되도록 2장의 사진을 합성한 것이었다.

이라크전 사진 합성.jpg

리브스(S. Reaves)는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 궁극에는 사진에 대한 인식도 어떤 현실에 대한 '거역할 수 없는 증거'로부터 '언제나 바뀔 수 있는 일러스트' 정도로 바뀌지 않겠느냐고 우려하고 독자들이 사진들이 조작되어진다는 사실을 자주 발견하다보면 사진이 지금까지 갖고 있던 도덕적인 권위도 잃게 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처럼 디지털사진은 사진기자들을 무거운 전송장비를 들고 다녀야하는 하중에서 해방되게 했으며 어두운 암실에서의 작업이나 마감의 굴레를 벗어나게 했지만 사진에 대한 믿음을 빼앗아 가버렸다. 뉴스사진에 있어서는 기존의 암실작업에서 허용되었던 수준의 작업만 하면 된다. 이는 AP 통신사의 자체적인 윤리 기준이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미국이나 국내 언론 사진기자협회 회원들이 수용하고 있는 가이드라인이기도 하다. 즉 포토샵의 레벨이나 커브를 이용한 색보정, 콘트라스트의 조절, 선택적인 버닝이나 닷징 등은 디지털 이미지 작업에서 허용되는 범위의 조작이라고 보고 있다. 디지털 사진에 있어서는 수정본과 원본의 구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범주를 넘는 리터칭은 사진에서 삽화의 역할로 기능이 바뀌게 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특히 뉴스 사진을 취급하는데 있어서는 절대로 변조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터칭된(합성조작) 사진, 영상 뉴스들이 가짜뉴스일 것이다.


포털과 SNS, 소셜미디어등에서 뉴스는 무한 복제되어진다. 이를 통한 가짜 뉴스의 범람은 이제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이른바 ‘포스트 진실(Post-Truth)’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듯 보인다. 가짜 뉴스(Fake News)의 범람은 포스트 진실 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 준다. 지난 20일 JTBC의 ‘뉴스룸’에 따르면 일부 재미교포들이 JTBC 보도로 피해를 입었다며 수천억 원대 소송을 제기했다는 기사가 떠돌고 있다는 지미리의 가짜뉴스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또한 지난 미국 대선에서 가짜뉴스들이 대선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친(親) 트럼프 성향의 가짜뉴스가 트럼프 당선에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이다.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시대, 우리는 뉴스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가짜뉴스는 자극적인 내용들이 많고, 네가티브에 활용될 가능성도 많고, 확산력이 진짜뉴스보다 빠르다는 것이다. 일베들의 싸이트에서 만들거나, 소위 찌라시보도등 가짜뉴스의 특징은 생산주체의 불확정성에 있다. 이제는 우리에게 뉴스를 판단하는 의심과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이 뉴스는 믿을만한 보도인가하고 다시 묻게 되는 불신의 시대이다. 올바른(Being Right) 뉴스보다는 빠른(Being Fast) 뉴스를, 확인보다는 감정 공유의 가치를 더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디지털 저널리즘의 잘못된 관행 때문이다. 실시간으로 방송이 되고, 포털싸이트, SNS를 중심으로 실시간 뉴스의 시대가 되었고, 이런 속보 경쟁은 제대로 검증이 되지 않고 퍼나르며 오보를 생산하게 되었다. 세월호 참사보도에서도 전원구출이라는 오보는 그 사례일 것이다.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인들의 팩트체킹, 게이트 키핑 기제는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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