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162. 내가 광화문 사진을 찍는 이유

by 노용헌

사람들이 내게 묻는다. 광화문을 왜 찍냐고, 사실 어디로 갈 데가 없어서 찍는다고 말한다. 나도 멋있는 풍광이 펼쳐지는 곳을 찾아서 떠나고 싶지만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처지가 아니어서, 혼잡한 광화문을 찍고 있다. 어차피 자유롭게 갈수 없기에, 내가 처한 이곳의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다. 광화문은 때론 정치적이고,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곳이다. 매일 새로운 뉴스는 넘쳐난다. 지난 2014년 5월, 세월호를 시작으로 촬영하던 것이 이제 5년을 찍고 있다는 것에 시간이 많이 지났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미래는 앞으로 얼마나 광화문에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도 하면서 광화문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힘들기도 하지만, 짬 나는데로, 시간 나는데로 마음만 먹으면 사진이야 찍을수 있다. 담배피는 시간에, 출근, 퇴근, 점심시간에 촬영하면 되니깐. 누구나 목표를 정할 순 있다. 그러나 실행에 옮기는 것은 나의 의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내가 광화문 사진을 찍겠다는 간절함이 있어야겠지, 그 간절함이 사진에 나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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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자유

우리는 모두 자유를 꿈꾼다. 자유롭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 회사의 소속된 스텝 사진가가 아니라도 프리랜서 사진가도 자유롭지 못하다. 결코 자유롭지 못한 것은 생활과 이상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도 돈을 떠나 자유롭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유롭지 못한 일상에서 돈이 되는 사진과 자신이 원하는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진을 찍는 사람은 부럽기도 하다. 쉬는 시간만 되면 우리는 자유롭지 못한 존재에서 자발적 아웃사이더가 되기 위해 몸부림친다. 내 자유는 어디로 갔냐며...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사진이란 것이 너무나 쉬워졌다. 필름시절에는 카메라도 고가이고, 필름을 산다는 것도 많은 비용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핸드폰도 카메라 기능이 웬만한 똑딱이 카메라의 화질에, 너무나 쉽게 촬영할수 있다. 정말 핸드폰은 사진을 찍을수 있는 자유를 허락한 것인가. 나의 삶은 자유로운가.


2.자주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인가? 다수의 인간들은 본인이 자유롭다고 착각하지만 자유롭지 못하고, 자주적이지 못하다. 사회적 규범으로 불리는 것에서 우리는 우리의 생각들에서 얼마나 자주적인 삶을 살까. 억압과 예속, 굴종과 의존을 깨고 세상에서 자주적으로 살려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사회적 규범은 대개 강자가 약자의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돼 왔고, 사회적 관례에 나는 얼마나 ‘아니다’ ‘그렇지 않다’라고 그 관례를 깨뜨렸던가. 그 표준화된 사회적 틀에서 말이다.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말하듯이 우리는 적극적인 자유의 실천과 자유로부터의 도피 사이에서 어떤 길을 선택하는가. “앞 뒤 재지 말고 일단 해보자”는 조르바의 인생관처럼, 나는 자유와 자주사이에서 시행착오를 겪는다. 어떤 것이 맞는 것인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자기의 운명을 개척하느냐 아니면 그렇지 못하느냐 즉 자주적인 사회적 존재가 되느냐, 마느냐의 문제. 적어도 나는 사진을 미화하거나 허구적인 것으로 삶을 왜곡시키고 싶지 않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기록하려고 한다.


3.자연

나는 사진이 자연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토샵으로 심하게 보정된 사진은 부자연스러운 화장을 한 여인의 모습이 아닐까. 사람의 얼굴도 자연스러워야 하고, 일상을 찍은 사진도 자연스러워야 한다. 부자연스러운 것은 과도하게 연출되어 있는 사진이기 때문이다. 삶은 인생의 무대이고, 그 무대에 선 사람들의 삶은 부자연스럽다. 그것은 내가 부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는 행위도 부자연스럽고, 사진이 전달되는 방식도 부자연스럽다. 과도하게 포장된 자본주의 상품처럼, 우리는 매일 내 모습을 가린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기록한 것이 자연스러운 사진이다. 나의 사진은 자연스러운 사진인가? 스스로 질문한다. 가끔은 투박할지 모르지만, 소소한 일상을 기록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자칫 잘못하면 꾸미게 되고 어쩌면 내자랑만 늘어놓는 꼰데의 모습일지 모르니, 이래저래 힘들다. 소소한 일상을 기록한다는 것이 어쩌면 초심이 아닐까 생각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KUDTPe-ff5Y&t=43s

https://www.youtube.com/watch?v=6sY7tNjSs_s&t=48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