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편(外篇) ------------> 프레이밍(Framing)
“내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앞길도 보이지 않아 나는 아주 작은 애벌레 살이 터져 허물 벗어 한 번 두 번 다시 나는 상처 많은 번데기 추운 겨울이 다가와 힘겨울지도 몰라 봄바람이 불어오면 이젠 나의 꿈을 찾아 날아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 거야 노래하며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
-윤도현, 나는 나비 中에서-
전자방(田子方)과 문후(文候)의 대화
전자방(田子方)이 위(魏)나라 문후(文候)를 모시고 앉아 있었는데 여러 번 계공(谿工)의 훌륭함을 얘기하였다. 문후가 말하였다.
“계공은 선생의 스승이오?”
전자방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그는 저의 이웃입니다. 그의 도에 대한 얘기는 매우 합당하므로 제가 훌륭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문후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선생께선 스승이 없소?”
전자방이 말하였다.
“있습니다. 저의 스승은 동곽(東郭)의 순자(順子)입니다.”
“그 분의 사람됨은 참되어 사람의 모습을 하고는 있지만 하늘처럼 텅 비어 있으며, 자연을 따름으로써 참됨을 기르고, 맑은 마음으로 만물을 포용합니다. 남이 무도한 짓을 하더라도 자기 모습을 올바로 지님으로써 그로 하여금 깨닫게 하며, 상대방의 뜻은 자연히 사라지게 만듭니다. 제가 어떻게 그 분의 훌륭함을 형용할 수가 있겠습니까?” 전자방은 자신이 스승이라 모실 만한 사람으로 동곽순자(東郭順子)를 말한다. 첫째, 사람됨이 진실하여야 한다. 둘째, 하늘같은 마음(자연의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셋째, 만물의 변화에 순응해야 한다. 넷째, 자신의 본성은 변해선 안 된다. 전자방이 스승으로 삼았던 동곽순자처럼, 나에게 있어서 진정한 스승은 누구일까. 나에게 영향을 주었던 사진가들. 앙리까르띠에 브레송, 요제프 쿠델카, 유진 스미스, 세바스티앙 살가도 등등은, 내가 지향해야 될 사진을 제시해준다.
머리를 감은 노자(老子剛洗過頭髮)
공자가 노자를 만나러 가니 노자는 머리를 감고 나서 막 머리를 풀어 흩뜨린 채 말리고 있었는데, 꿈쩍도 않고 있는 것이 사람같지 않아 보였다.
깜짝 놀란 공자는 비켜서서 기다리다가 조금 뒤에 만나 얘기하였다.
“제가 눈이 어두워진 것일까요? 아니면 정말 그러한 것일까요? 조금 전에 선생님의 형체는 뻣뻣한 것이 마른 나무 같았으며, 밖의 물건은 잊고 사람들을 떠나 홀로 우뚝 서 있는 것 같았습니다.”
노자가 말하였다.
“나의 마음은 만물이 생겨나던 처음 경지에 노닐고 있었습니다.”
노자는 지극히 아름다운 경지에서 지극한 즐거움에 노니는 사람이다. 2002년 월드컵 때, 히딩크(Guus Hiddink) 감독이 했던 말들 중에서 기억나는 말이 있다. 공간을 장악하는 축구의 세계에서 “축구를 즐긴다”는 것이다. 재주가 좋지만 자신의 재주만 믿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사람보다는 즐기는 사람이 노자다운 사람이 아닐까 싶다. 진정한 예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은 자신의 예술을 즐기는 사람이다. 사진가 스티브 맥커리(Steve McCurry)도 9가지 구도를 설명하면서, ‘9가지 팁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칙은 언제든지 깨지게 되어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법칙을 지키려고 즐기지 못하는 것은 손해다’라고 말했다.
견오(肩吾)와 손숙오(孫叔敖)의 대화
견오(肩吾)가 손숙오(孫叔敖)에게 물었다.
“선생님께서는 세 번이나 초나라 영윤(令尹)이 되었으나 그것을 영화로 생각하지 않았고, 세 번 그 자리를 떠날 때마다 근심하는 빛이 없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선생님을 이상하다 의심하였지만 지금 선생님의 코를 중심으로 한 얼굴을 보니 기쁘고 즐거운 듯합니다. 선생님의 그러한 마음 쓰임은 어찌 된 일입니까?”
손숙오가 말하였다.
“내가 무엇이건 남보다 나은 것이 있겠소? 나는 닥쳐오게 되어 있는 것은 물리칠 수가 없고, 떠나 버리는 것은 멎게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오. 나는 얻고 잃게 되는 것이 내 탓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근심하는 빛이 없을 따름이오. 내가 남보다 나은 것이 무엇이 있겠소? 또한 그것이 남 때문인지 나 자신 때문인지도 알지 못하오. 남 때문이라면 나 자신 때문이 아닐 것이고, 나 자신 때문이라면 남 때문이 아닐 것이오. 그러니 나는 바로 만족한 마음으로 사방을 둘러보는 여유가 있는데 어찌 사람들이 귀히 여기고 천하게 여기는 데 마음을 쓸 틈이 있겠소?”
견오가 손숙오게 물었던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사진가는 어떤 마음과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할까. 마이클 프리먼(Michael Freeman)의 사진 이론서 중에서 사진가의 마인드(Photographer’s Mind)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서 좋은 이미지가 가진 속성 6가지를 말한다. 첫째, 만족스러운 것이 무엇인가를 이해해야 한다. 둘째, 흥미를 유발시키고 관심을 끄는 것이 무엇인가. 셋째, 다층적이어야 한다. 넷째, 문화적 맥락에 적절해야 한다. 다섯째, 아이디어를 가져야 한다. 여섯째, 사진이라는 매체에 충실해야 한다. 사진이라는 본성에 충실하고, 자연스러운 관심을 끌어내고,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며, 많은 의미와 가치를 담고 있는 사진.
https://youtu.be/e02VCP5qRGA?si=Rn2NplW1gGjpjTB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