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진전을 기획하면서

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354

by 노용헌

AI 사진전을 기획하면서

사진집단 현장이 1985년에 창립하였으니, 40년이 지난 셈이다. 사진집단 <현장>은 두 권의 사진작품집으로 남겨져 있다. 두 권 모두 복사집에서 프린트한 것으로 상태는 조악하다. 사진전에 사용된 사진을 복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복제는 2도 인쇄도 되지 않을 턱없이 부족한 퀄리티였다. 이런 사진들 가운데에서 두 분은 고인이 되었고, 한 분은 행불자로 있다. 필름을 잘 보관하여 자신의 사진을 스캔해둬 원본의 퀄리티를 가지고 있는 분도 있지만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 아카이브는 한계를 가진다. 누군가의 실수로, 아카이브 원고는 사라지기도 한다. 1차적 자료인 원본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AI의 힘을 빌어 복원하는데 의미를 두었다. 영화가 음질이나 화질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리마스터링 작업을 하듯, ‘현장’ 사진을 40년만에 다시 재해석하는 작업이다. 20살 당시 젊은 나이에 찍었던 사진들이 40년이 훌쩍 지난 시점에서 그 사진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인가?

그러나 여전히 질문은 남는다. 다큐멘터리가 현실을 기반으로 하고, 현실에 대한 본질적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여겨지는데, 현실을 다루는 다큐멘터리가 AI 사진으로 활용은 가능한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이것은 조작인가, 아니면 보정인가? 아니면 창조인가?”

AI는 생성형으로 사진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사진전은 생성형을 하지 않고 보정에 초점을 맞췄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그리고 AI시대에 접어들었다.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면서 우리는 그것들이 과연 우리의 생각들을 전달하는데 있어서 과연 적합한지, 변화의 단계에 있다. 현장 멤버들간의 이론적 논쟁들, 새로운 AI사진에 대한 받아들이는 정도는 각각 달랐다. 누구는 과거의 사진에 손을 대는 순간 기억의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기억이 가지고 있는 것, 흑백으로 기억되고 있는 사진의 상황이 컬러로 바뀌고, 동영상으로 바뀐다면 그것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우려에서 말이다. 기억을 왜곡하는 것인지? 기억을 환기시키는 것일지는 각자의 판단에 달렸다. 87년부터 91년까지의 사진들을 통해서 여러분들이 느끼는 기억의 단편들은 다를 것이다. 사진은 그 기억을 여는 매개체로서, 그 기억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새롭게 다가가는 오래된 기억속으로 다시 다가가는 열쇠가 될 것이다.


두 권의 사진집에 촬영자들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김성수-상계동 철거민, 류기남-시위, 변명환-수몰지구, 이동환-선거유세장, 조승래-꽃동네 사람들, 서원-우시장, 서헌강-수해지구이다, 이 외에 양종훈-지하철, 박상후-온산, 이규철-군대, 장성백-이내창열사, 노용헌-시위 사진으로 참여했다.


사진이 가지는 기록의 힘은 강력하다. 젊은 날의 찍었던 사진들이다. 20대의 시선으로 사회를 사진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사진으로 기록했고, 표현했다. 사진집단 현장은 두권의 작품집으로 끝났지만, 이후에도 많은 후배들이 여전히 사진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작품집 서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사진예술의 본질인 기록성, 사실성에 입각하여 현실세계를 기록할 뿐만 아니라,

그 사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해석하며 우리의 삶과 현실을 사진으로 이야기 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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