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175. 컬러 그레이딩(color grading)의 이미지 후보정

by 노용헌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미술가 다니엘 뷔렌(Daniel Buren)의 예술작품이란 이해하기 참 어렵다. 아틀리에가 없다고 말하는 그의 작업은 전시 현장에서 이루어진다. 그의 모든 작품의 부제는 ‘in situ(in place)’라고 쓰여 있듯이 공간을 그의 색채로 구성하는 것이 그의 작품이다. 노란색, 주홍색, 초록색, 푸른색은 마치 빛을 통해서 색을 발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색채는 명도와 채도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이 변화를 유희한다. 동아일보 100주년을 맞아 동아미디어센터 건물의 유리창을 그의 색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그런데 그의 작품세계는 그렇다치더라도, 일반인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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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에 대한 취향은 각자의 미학적 기준에 따라 다를지 모른다. 그러나 보편적인 기준 또한 있을 것이다. 예술이라는 것이 주관적인 작업이지만 남들이 공감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노란 개나리꽃을 붉은 자주색으로, 붉은 자주색의 진달래꽃을 노란색으로 바꿔 표현한다면,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예술작품으로 내가 느낀 감정대로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네요.”

“작가의 의도입니다.”


영상을 보면 구도는 기준 미달인데, 촬영은 4K, 8K 극강의 화질에만, 현란한 색보정에만, 기술적인 접근에만 관심이 많은 소위 작가분들은 아마도 행복하시겠죠. 물론 자아만족이 예술의 출발이겠지만, 자동차 튜닝을 요란하게 치장해놓고 본인은 멋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의 차를 보고 어떻게 볼까, 컬러 그레이딩을 해서 더 유치한 색으로 바꾸지 않는지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영상작업에서 컬러그레이딩은 중요하다. 왜 중요할까? 계조가 풍부한 영상을 만들기 위해, 또한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위해서. 픽쳐 프로파일, 컬러 그레이딩, 영상 색보정, Log 촬영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카메라 제조사에서 Log Gamma(소니는 S-Log, 캐논은 C-Log, 파나소닉은 V-Log 등등) 촬영의 기능들이 있다. 로그 감마 촬영은 보다 넓은 다이나믹 레인지(가장 어두운 부분(암부)부터 가장 밝은 부분(명부)까지 나눈 정도)를 가지고 있어, 여러 가지 상황에서 명부 혹은 암부 디케일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촬영된다. 명부에서부터 암부까지의 디테일과 계조를 표현하기에는 직선형보다 비선형 감마가 더 효율적이고, 그이상의 데이터를 좀 더 담을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영화작업이라는 것이 후반작업을 통해서 실제 촬영시에 부족한 부분을 작업하기 위한 수단일 것이다.


사진가들 또한 일반적으로 포토샵으로 노출과 콘트라스트 조절이나 커브를 통해서 밸런스를 맞춘다. 이미지의 후보정은 컬러의 색보정과 피사체의 샤프닝(Sharpening)의 포스트-프로세싱 작업을 하게 된다. 자연스러운 색보정은 어디까지인가.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은 마치 비현실적이게도 너무나 아름다운 색보정을 환상적으로 바라봐야 할까.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색채의 향연에 대리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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