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 특종에 반대한다
기자이건 작가이건 사진가에게 자신을 대표하는 사진이 있을 것이다. 나는 과연 어떤 사진이 내게 있어 나를 대표하는 사진일까. 특종사진을 찍은 사진가에겐 그 사진가를 말할 때, 이런 특종사진을 찍은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그런데 그것은 오히려 족쇄가 될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특종사진하나 못찍은 사진기자에겐 부러움의 대상이 될수도 있겠지만. 특종을 한다는 것은 운도 있어야 하고,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서 준비된 자에게 그 기회가 오지만서도. 그러나 특종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특종을 좇는 것에 대한 생각할 여지는 많다. 예를 들면, 인성부족한 사람들에게 특종은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종은 경쟁의 구조속에서 만들어진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한다. 스포츠에서 금메달을 따기 위해, 교육 현장의 입시경쟁등은 사실 경쟁을 통해서 자신을 인정받기 위한 강박관념을 낳는다. 우린 남보다 다른 뭔가를 찾기 위해서 끊임없이 경쟁의 길에 서 있다. 소위 작가들은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뭔가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가들에게 소위 진사라는 말이 있다. 열정의 진사들은 열정이 과하게 되면 자신만의 사진을 찍기 위해 도를 넘어설 때가 많다. 예를 들면, 동강할미꽃을 자신만 찍고 꺽어버린다든지, 육추장면을 찍기 위해 아기새들에게 괴롭힘을 무책임하게 자신의 장면을 위해서 촬영하기도 하고, 사진기와 삼각대, 사다리등 모든 장비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적인 도구로 사용하는 진상 사진가들은 남에 대한 배려가 없다. 오직 자기의 작품의 이기주의가 만든 특종이다. 사실 사진을 찍기 위해, 특종을 만들기 위해 사진가의 무분별한 행동이 무언가 낚아채기 위한 경쟁에서 비롯된다면 다시금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쟁터와 같은 현장에서 서로 사진을 찍을려고 육두문자를 섞어가면서 혼자 독차지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말로는 휴머니즘을 이야기하지만,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율배반적인 것을 우리는 너무도 많이 봤다.
특종사진 한 장이 역사를 바꾸었고,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사진이 가지는 파급효과는 너무나 크다. 사진 한 장이 주는 메시지가 넘 크기 때문에 사진가는 더욱더 고민해야 할 듯 싶다. 1993년 캐빈 카터는 수단의 극심한 기아 참상을 보도하였고, 이 <수단의 굶주린 소녀> 사진은 1994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뼈만 남은 앙상한 모습의 아이 뒤에는 매서운 눈의 독수리가 노려보고 있는 사진이다. 카터는 이 사진으로 유명해졌지만 사람들은 카터를 향해 ‘인간성 대신 상을 택했다’라는 비난에 혼자 괴로워하다가 3개워 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른 셋의 젊은 나이였다. 그의 자동차에서 그는 ‘어린아이에게 물을 주어야 할 것인가, 사진을 먼저 찍어야 할 것인가’라는 글을 남겼다. 사진은 그만큼 강력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조심스러워진다. 특종사진을 꿈꾸는 사진가들에게 특종사진을 찍으려 하지 말고, 깊은 고민과 철학을 담으라고 말한다면, 딜레마속에서 올바르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지 생각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