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 은유와 상징
사진 이미지의 수사학은 언어와 마찬가지로 비유와 상징을 통해서 보여지곤 한다. 사진가가 프레임에 담는 모든 정보를 기호로 본다면, 소쉬르(F.Saussure)의 두 양태, 기표(signifiant)와 기의(signifie)의 유사성으로 인한 연상관계로 의미는 확대된다. 사진의 프레임속에 담겨진 요소중 하나와 다른 하나는 그 비교(compare)와 대조(contrast)를 통해서 만들어진다. 예를 들면 빨리 뛰는 토끼와 느리게 걸어가는 거북이가 한 프레임에 있다면 이 두 요소의 대조적인 장면을 연상할수 있을 것이다. 비교는 공통점을 통한 유사성반복이라면(A+A’), 대조는 차이점을 통한 대비이다(A+B). 두 요소간의 연상작용을 통해서 외시적인 형태와 내시적인 의미가 더해져 은유되어진다. “우리가 새로운 사물을 경험했을 때, 이것을 기술할 새로운 언어가 없어 이와 유사한 그리고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다른 사물의 이름을 여기에 부여하는 것이 은유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은유(metaphor)에 관한 개념을 치환은유와 병치은유로 분리한다면, 치환은유(Epiphor)는 A는 B이고, 병치은유(Diaphor)는 A+B는 C일 것이다. 사진의 프레임에 담을 때 작가는 여러 가지 의미와 형식, 가치 등을 담게 된다. 프레임속의 각가의 요소들은 서로 비교와 대조를 통해서 의미를 만들어낸다.
초상사진의 경우 증명사진과 같이 사진은 실재를 대변한다. 얼굴은 그가 누구인지 대체하지만, 신체의 부분을 보여준다면, 재현된 신체부분은 은유한다. 주름진 거친 손만을 보여준다거나, 발만을 찍은 사진은 그가 누구인지는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그의 손과 발을 통한 이미지의 디테일을 통해서 우리는 그를 유추한다. 신체부위 중에서 얼굴이 차지하는 절대적 중요성에서 벗어나 다른 부분을 통해서 비유적 환유(換喩, metonymy)를 거치게 된다. 유진 스미스(Eugene Smith)의 슈바이처 박사의 고개숙인 인물사진의 경우처럼, 슈바이처의 얼굴 정면 사진이 아니라, 고개숙인 헝클어진 백발의 모습이다. 헝크러진 백발의 이미지의 디테일은 기억속의 성자 슈바이처의 이미지를 사진의 언어로 환유한다. 유해발굴의 사진을 보면, 사진은 있는 것(존재)과 없는 것(부재)의 의미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모든 예술은 인간의 존재를 기초로 한다.
유독 사진만이 인간의 부재를 기초로 한다.
-앙드레 바쟁
언어는 구체적이지만, 어쩌면 사진은 비구체적이다. 오히려 언어보다 더 은유적이고 함축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이 혼재되어 있다. 으젠 앗제의 사진처럼 텅빈 파리의 모습에서처럼 사람들의 흔적을 유추하기도 하고, 윌리엄 클라인의 혼잡한 뉴욕사진의 수많은 군중의 사진에서 허상의 사람들, 군상을 유추한다. 사진은 실제 삶, 있음을 기록하고 재현하고 있지만, 사진은 연출되어지고, 허상을 쫓는 수사학의 한 문체로서 작용한다. 이러한 허구를 보여주는 것이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덧칠되어진다.
롤랑 바르트는 <이미지의 수사학>에서 언어가 정박기능(anchorage)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미지인 사진에 붙어 있는 제목이나 설명이 사진의 의미를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사진이 담고 있는 장면의 실제 의미와는 다르게 임의로 붙인 제목이나 설명이 사진의 의미를 고정시키게 될 수 있다. 언어의 정박기능을 통해 이미지가 보다 강하게 메시지를 담을 수 있고 사회적으로 큰 힘을 발휘할 수도 있는데 이것이 사실을 왜곡하는 형태로 쓰인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은유는 ‘A는 B이다’라는 의미에서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거리는 해석에 의해 벌어진다. 본래의 뜻을 숨기고 비유되어진 형상은 보조관념으로서만 남게 되고, 이것은 상징으로 발전한다. 이 과정에서 암시적인 의미, 해석의 오역은 많은 오류된 사고를 유발한다. 은유와 상징이 내포하는 의미는 언제든지 악용될 소지를 가지게 된다. 은유와 상징이 얼마든지 또 다른 해석으로 덧칠되어지기 때문이다.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던 김주열열사의 사진이라던지, AP통신 소속 사진 기자 호세 로젠탈이 촬영한 태평양전쟁 당시 이오지마(硫黃島) 전투에서 성조기 게양하는 미해병대 병사들의 모습의 사진처럼, 촛불과 태극기로 상징되어지는 사진들이 상징하는 것들은 각각의 사람들에게 다른 해석들로 다른 의미로 사용될수 있다. 사진은 사실을 기록했지만, 어떤 맥락으로 사용되어지느냐에 따라서 그 상징은 전혀 다른 해석을 낳을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