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279. 미분과 적분

by 노용헌

인생(삶)은 어쩌면 미분과 적분일지 모른다. 시간이라는 화살은 화살대에서 출발하여 과녁에 맞혀질때까지 무수히 많은 시간이 쪼개지고, 합쳐져서 과녁에 도달한다. 사진(카메라)은 셔터로 이루어진다. 아주 느린 저속셔터에서부터 아주 빠른 고속셔터까지. 빠른 셔터는 시간을 순간적으로 미분하고, 느린 셔터는 시간을 축적[蓄積]한다. 고등학교 수학시간에 아무 쓸모도 없을지 모르는 미적분을 배웠다. 물론 입시를 위해서 다들 배웠겠지만, 미분(微分)과 적분(積分)의 개념이 사진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시간이라는 미적분으로 말이다.


머이브릿지.jpg

머이브리지(Eadweard Muybridge)의 말의 모습은 미분을 이야기한다. 일정한 시간동안 다중 노출하는 사진기법을 통해서 움직임을 미분한다. 말의 다리가 공중에 모두 떠있다는 것을 증명하며, 미분은 이처럼 움직이는 대상을 세분히 나눈다. 순간적인 셔터의 기능은 움직이는 대상을 결정적 순간으로 잡아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모든 것이 움직인다. 움직임의 표현은 타임랩스(Time Lapse)를 통해서도 전달된다. 하루 종일 삼각대를 받혀 놓고, 촬영된 프레임에는 구름도 움직이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움직인다. 움직임은 사진 표현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미분과 적분1.jpg

∫는 sum의 의미로 f(x)함수를 가로축을 x값으로 잡아 x값으로 잘게 쪼개서 모두 더한다는 것인데, 함수 F(x)의 도함수(미분)가 f(x)일 때 F'(x) = f(x) 일 때, F(x)를 f(x)의 부정적분이라고 하고 F(x) = ∫f(x)dx 표기한다.

미분과 적분2.jpg

잘게 쪼개는 것이 미분이고, 이것을 모두 더하는 것이 적분이라고 한다면, 사진은 그 움직임들을 쪼개고, 다시 합친다. 타임랩스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촬영한 뒤 영상 편집프로그램에서 이를 앉히면 동영상이 되고, 시간의 흐름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시간의 축적을 보여주는 촬영기법중에 장노출 사진이 있다. 사진가 닉 울리비에리Nick Ulivieri는 "장노출(B셔터) 사진은 카메라의 센서가 오랜 시간 동안 빛을 모으도록 설정할 때 만들어진다. 주요 목표는 장면에서 어두운 영역의 디테일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장노출을 통해서 별의 괘적이나 번개의 모습을 우리는 볼 수 있다. 장노출은 시간의 흐름을 축적하는 적분인 셈이다.


포토샵에서 Photomerge기능이 있다. 이것을 활용하면 여러장의 사진을 촬영하여 파노라마로 만들 듯이, 여러 장의 이미지를 한 프레임에 합성할수 있다. 사진은 한 프레임에서 레이어로 만들어지고, 그 위에 덧씌워진다. 건물을 쌓아올리는 것처럼, 시간을 쌓아올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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