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56. 깊이(Depth)

by 노용헌

사진에서의 깊이감이란 피사계심도(depth of field)와 원근법에 관련이 있다. 렌즈의 광학성 때문에 초점거리에 따라, 조리개 구경에 따라, 피사체와의 거리에 따라 피사계심도가 깊고 얕아진다. 3차원의 물체와 공간관계는 2차원의 평면에 표현될 때 실제의 깊이감은 렌즈가 광각이거나 망원, 피사체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깊이감은 달라진다.


영화 ‘시민 케인(Citizen Kane)’은 deep focus와 long take로 유명한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딥 포커스의 깊이감은 다층적인 의미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쓰여진 기술적 장치이다. 그리고 이러한 깊이감은 롱테이크를 통해서 더해진다. 딥 포커스가 주는 의미는 시공간의 확장에 대한 깊이감에 있다. 관객으로 하여금 화면안의 장면으로 더 많은 공간으로 이동하게 만드는 점에서 프레임에서의 공간을 확장시키기 때문이다. 가까이 있는 물체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물체에 이르기까지 초점이 맞아 있기 때문에 관객은 근경에서 원경까지 능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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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요세미티 계곡을 찍은 유명한 사진가 앤젤 아담스의 사진 또한 근경에서부터 원경까지 자연풍광의 아름다움을 딥 포커스로 잡아내고 있다. 그는 F64그룹으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대형카메라의 최소 조리개 f64의 극명하게 선예한 세부묘사도 있겠지만, 깊은 심도에 의한 공간의 깊이감을 보여준다. 거리에서 촬영된 알렉스 웹(Alex Webb)의 사진을 보면 화면안의 깊이감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사진에서는 다층적인 깊이감 속에 여러 주제들의 확장된 공간들을 볼 수 있다. 근경에 있는 인물이나 원경에 있는 인물들의 시선은 복잡해 보이지만 복잡한 시선과 복잡한 공간속에서 다층적인 깊이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2차원의 평면일 수밖에 없는 사진화면에서 화면속 깊이감을 만들어내는 것은 무엇일까. 그림은 2차원의 평면에 입체감과 깊이감을 주기 위해서 고안한 것이 빛과 그림자, 원근법이었다. 평면화면에서의 다층적인 레이어를 주기 위한 깊이감은 이외에도 화면속의 인물들의 시선이나 몸짓을 통해서 깊이감을 더해준다는 데서 알렉스 웹의 사진은 다시금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평면이면서도 마치 3D화면을 보듯, 깊이감(Depth)을 느끼게 만든다. 이러한 깊이감은 화면안에서의 여러 가지 구성들로 연결되어진다. 움직임의 패턴, 부피와 명암등을 통해 시각적으로 연결되어지고 이러한 차이점들을 통해서 상호연관되어진다.


미술, 사진, 영화는 화면이라는 2차원 공간에서 그 영상의 깊이를 표현하기 위해선 x-축(너비)과 y-축(높이)만이 아닌 z-축의 표현을 유심히 보아야 할 것이다. z-축은 화면의 공간 표현에 특히 중요한 요소이다. 줌과 달리는 3차원 영역으로 공간속의 움직임을 표현하여 화면의 입체감을 줄수 있기 때문이다. 화면 내에서 작용하는 가장 강한 힘, 벡터(vectors)의 역할 또한 공간의 깊이감을 줄 수 있다. 벡터에는 일정한 방향성이 있고, 크기가 있다. 우리의 시선을 공간속에서 이동하게 만든다. 일정하게 배열된 물체들, 사람들의 시산 방향, 움직이는 물체는 화면안에서 화면밖으로 공간속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관람자는 2차원이 아니라 3차원의 공간으로 판단, 인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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