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52. 그림자 극장

by 노용헌

사진에서 암부는 어떤 역할을 할까. 하이키Highkey 사진이 있고, 로우키Lowkey 사진이 있다. 어두운 부분인 암부는 사진의 무게를 더욱 무겁게 한다. 또한 화면을 어둡게 만들기 위해 노출량을 극단적으로 줄이다보면 암부계조가 사라져 뭉개지지만, 암부의 디테일이 살아있다면 관람자는 암부의 정보를 더욱 음미하여 드라마틱한 사진을 감상하게 될 것이다.


극장에서 중요한 것은 어둠이다. 어두운 동굴 속에서 하얀 빛이 비춰질 때 사물을 우리는 더욱 선명하게 각인된다. 어둠은 빛을 더욱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한 밑바탕일지도 모르겠다. 사진가 앗제의 기법은 알부민albumen 프린트의 습판 네가티브와 투명도에 의존했다. 날카롭게 특징짓는 표면 정보를 강조하였고, 그림자를 감싸고, 그림자를 프레이밍하고, 그리고 그림자를 어둡게 하고, 그래서 회화 전통에서 가장 중요하고 초기 많은 사진가들에 의해 될 수 있는 대로 적응했다.


앗제의 프린트들은 깊은 그림자와 색이 바랜 하이라이트로 자주 알려져 있다. 비록 이것들이 부주의한 프린트 기술의 결과였다고 가정할지라도, 그런 모양들이 그의 사진들 내에서 강한 형식적 요소로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주목할 만하다. 때때로, 앗제는 광택이 없는 알부민 인화지위에 인화하여 이 특성을 더 한층 강화한다. 무광택 인화지의 특성은, 부드러운 표면과 적은 감광유제를 가진, 1850년대의 염화은 인화지salted paper에 매우 가깝다. 비록 그들이 정밀한 선명도를 제작할 수 있을지라도, 동시에 그들은 그들 자신의 정보를 억제하기에 알맞다. 명부(Highlight)는 부드럽고 암부(shadow)는 인화지에 스며든다.


또 다른 사진가 브랏사이Brassai의 사진들을 보자. 앗제의 사진은 이른 새벽의 파리의 거리라면, 브랏사이는 파리의 밤거리를 촬영하였다. 브랏사이의 사진은 어둠이 깔린 파리의 밤은 한편의 그림자 극장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36장에서도 그림자에 대해 설명하였듯이 그림자(shadow)를 표현한 사진가들은 많다. 앙드레 케르테츠(Andre Kertesz)의 주된 표현기법중의 하나도 그림자와 초광각적 표현이다. 그림자가 잘 표현되는 광선은 역광일 때이다. 동굴 안으로 들어온 빛을 등지고 있는 사물은 그림자가 된 실루엣으로 보여지게 된다. 또한 우리는 빛을 활용해서 그림자 놀이를 하기도 한다.


사진은 내가 서 있는 곳에서 사물과 현상을 바라본다. 내가 처해져 있는 상황에서 현상을 파악하고 인지한다. 극장의 한구석에서 바라본 영화는 내가 위치한 곳에서 바라본 영화의 모습이다. 역광으로 비쳐진 사물의 형태는 순광으로 비쳐진 정확한 형태와는 다른 느낌이다. 역광으로 본 상황은 마치 그림자연극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현실은 어쩌면 마치 무대에 펼쳐진 그림자연극일지도.


‘차오페이Cao Fei(1978~)’ 작가는 중국의 젊은 여성작가로서 사진과 영상, 퍼포먼스 설치등 다양한 매체작업을 통해 현대 중국사회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2011년에 발표한 10분 분량의 <그림자 인생> 작품은 손가락을 이용한 퍼포먼스 그림자극 영상이다. 그림자놀이는 오래 전부터의 여러나라에서 인형극, 가면극과 함께 손가락을 활용한 ‘손그림자놀이’가 전해지고 있다. 그의 영상을 감상해보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i7cLDT0ncLQ&feature=player_embedded

https://www.youtube.com/watch?v=c2exMy0ohaM&feature=player_embedded

https://www.youtube.com/watch?v=GZLBBVvtSeM&feature=player_embedded

https://www.youtube.com/watch?v=JYLRPy123GY&feature=player_embed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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