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77. 사진적 시각의 출발-사진의 앵글

by 노용헌

사진에서 앵글은 피사체를 찍기 위하여 카메라의 위치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기본적인 세가지 샷(Shot)은 정각(standard angle, eye-level angle), 앙각(low angle), 부감(high angle)이 있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표준앵글 서 있을 때 아이레벨 앵글로 촬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통의 사람의 눈높이에서 촬영한 것이 아니라 다른 높이에서 촬영하게 되면 또 다른 시각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다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앵글에 대해선 어떤 의미로 전달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앵글은 카메라가 대상을 향하기에 시점視点Viewpoint이고, 높낮이를 선택하기에 위치Vantage point이고, 방향이 유도된다는 점에서 화면Frame이고, 지향이 개입된다는 점에서 효과Effect이다. 앵글에는 이 4가지 물리적요소가 필연적으로 뒤따르며 이것에 의해 심리적요소가 결정이 된다.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올려다 본 로우앵글과 높은 산이나 빌딩 위에서 내려다 본 하이앵글은 서로 다른 시선을 만들어 낸다. 눈높이의 시선이 아니라 우리는 이러한 시선이 시점을 만들어내고, 공간을 인지하게 된다. 영화에서 하이앵글 샷은 배경이나 상황을 보여주며, 로우앵글 샷은 피사체의 극적인 움직임이나 과장된 액션을 보여주기 위해 사용된다. 이러한 시점 변화와 함께 영화는 전지적 시점을 취하기도 하며 1인칭 시점을 취하기도 한다. 이러한 샷의 개념중 하나는 바로 ‘시점 샷’(point-of-view(POV) shot)이다. 영화의 스토리는 주인공에 의해 주관적으로 만들어진 시점을 따라 관객은 영화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사진에서 어떤 앵글로 촬영해야 하며, 그것은 관객에게 어떤 시점으로 보길 원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작품을 감상하는데 있어서 시각적 안정감을 느끼는데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겠지만(렌즈, 프레임등), 그중 앵글의 역할도 있다. 화면상에 있어서 안정된 눈높이의 위치는 3:5 정도에 두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눈높이가 화면의 중앙선보다 밑에 있을 때, 머리 위에 비어있는 공간등 구도에 따라서 우리는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기도, 불안정한 느낌을 가지기도 한다. 사진에서 하이앵글로 촬영을 처음 시도한 대표적 사진작가는 아마도 앨빈 랭던 코번이다. 그는 1912년 예술사진에서는 전에 없던 아방가르드한 작품을 선보였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타워에서 메디슨 스퀘어 공원을 찍은 <Octopus, 1912>와 같은 부감효과의 추상적 형태를 보여주었다. 그의 하이, 로우 앵글의 시점의 변화는 그 시대 아방가르드 예술작가들, 모홀리나기, 로드첸코, 만레이등과 함께 큰 영향을 미쳤다.


시점의 변화만으로 대상(피사체)은 달라져 보인다. 대상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사진적 시각의 출발은 어떤 앵글로 바라보는데 있을 것이다. 영화 ‘스모크’에서 담배가게 주인 오기(하비 케이텔 분)는 독특한 방식으로 사진을 찍는다. 십여년 동안 자기 가게 앞 브루클린 네거리의 모습을 찍고 있는 그는 늘 같은 지점에 삼각대를 놓고 같은 프레임의 사진을 시계까지 들여다보며 같은 시간에 찍는다. 매일 같은 시각에 찍은 4000장의 같은 거리 사진을 천천히 보면 무엇이 이해될까. 라이프지에서 포토에세이로 유명한 유진 스미스 또한 영화 스모크와 유사한 경험이 있다. 1957년 피츠버그 프로젝트가 끝난 후 수많은 출판사들이 스미스의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졌지만, 스미스가 요구한 편집권(editorial control)을 주지 않았고, 그는 실망한 채로 뉴욕의 플라워 디스트릭트에 있는 6번가의 빌딩에서 1965년까지 7년간을 드나들던 재즈뮤지션등을 창가에서 찍었다. 그는 뉴욕의 6번가 821번지의 안과 밖의 기록을 1,457롤의 필름 40,000컷 이상의 사진을 남겼고, 이 작업은 재즈 로프트 프로젝트(www.jazzloftproject.org)에 보존되어 있다. 그는 말한다, “만약 충분한 만큼 깊게 느끼지 못한다면(an adequate depth of feeling), 깊은 심도(d great depth of field)라고 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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