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94. 사진작품의 가격결정은 합리적인가?

by 노용헌

당신이 생각하는 작품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예술가가 찍으면 다 작품이 되는 것인지? 공중화장실에 있는 변기통을 전시장에 가져다 논 뒤샹의 변기는 예술이 되고, 도대체 예술 작품의 기준은 무엇일까? 아마도 뒤샹은 예술시장에 대한 통쾌한 조롱일지 모르겠다. 무엇이 작품의 가치를 결정하는가?


2015년 5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파블로 피카소의 1955년 작 <알제의 여인들Les femmes d’Alger>이 1억7900만 달러(약2100억원)에 낙찰되면서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미술품은 보통 경매(aution)를 통해서 가격이 결정되는데, 경매는 가격을 매기기 어려운 물건에 경쟁을 붙여 가격(price)을 결정하는 방법이다. 미술품의 가격 결정제도에 대해 우리가 아는 일반상식이란 경매(aution)제도나 호당가격제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미술품 가격은 여전히 부르는게 값인 셈이다. 작품 가격 결정의 근거가 되는 작품의 질(재료)이나 보존상태, 출처근거, 진위성(眞僞性), 거래사항, 역사적인 가치, 현재의 시장성 등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가격을 누가 매기는 것인가? 실제로 그 가격은 돈의 흐름에 따라 유동적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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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와 아트페어, 또는 직접 전시장(또는 포토라이브러리)에서 사진작품들을 사진 애호가들은 구입하게 되곤 한다. 사진작품의 경우, 무한 복제성을 가진 사진의 특성으로 인해 사진작품의 오리지널리티를 보증하고 에디션(Edition)과 넘버링, 작가의 사인이 들어가 있다. 사진작품의 가격은 작가의 가치와 작품의 가치에 의해 좌우되고 일차적으로 작가 자신이 결정한다. 일부 소수의 미술전문가/행정가/평론가/교수/딜러/큐레이터/화랑주 등의 사람들이 결정한 가격은 과연 합리적인 것인가? 아무도 유명 작가의 작품을 투명한(?) 과정을 거쳐 합리적인 값으로 샀다고 생각하긴 어렵다. 단지 소장을 하고자하는 욕구와 그 소장을 통한 주식매매처럼 블루칩으로 생각하는 뚜쟁이들이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사실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것, 내가 유명한 고호나 다빈치의 그림처럼 유명 박물관이나 컬렉션의 반열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착각일 뿐이다. 유명세가 작품의 가격을 결정할지도 모르지만. 사진의 원래 목적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지를 향유해야 하고, 누구나 공유할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생각하는 나에게 있어서 사진작품이라고, 뭐 대단한 예술작품인 것처럼, 또는 그런 예술작품을 만든 대단한 예술가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생각된다. 좋은 사진과 잘 만든 예술사진은 아마도 다를 것이다.


기계복제시대에 예술작품은 과연 무엇인가? 예술작품이라고 하는 ‘원작의 진품성’, ‘아우라’는 과연 사진작품에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가 말이다. 예술작품이 가지는 복제할 수 없는 일회적인 현존재에 대한 벤야민의 의심은 여전히 유효한가. “예술 생산에서 진품성을 판가름하는 척도가 그 효력을 잃게 되는 바로 그 순간, 예술의 모든 사회적 기능 또한 변혁을 겪게 된다. 예술이 제의에 바탕을 두었었는데, 이제 예술은 다른 실천, 즉 정치에 바탕을 두게 된다.”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 P113> 명품이란 것은 사실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허세와 과잉 포장된 측면도 없지 않다. 소비자 욕구를 교묘히 이용하여 명품이라는 허울좋은 포장으로 고도의 마케팅 전략을 하는 것이 고도의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KBS 프로그램중의 ‘진품명품’이란 프로의 감정단은 고미술품의 진품에 대한 감정을 한다. 그러나 진정한 진품과 명품의 차이는 무엇인가? 과연 사진 작품에도 진품과 명품이 있을까? 나의 사진은 작품이라 말할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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