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월. 드라마 | 제일 좋아하는 꽃

“2명이서 조 짜는 게 서툴어서요. (2人組が苦手で...)”

by 규민

드라마 | 제일 좋아하는 꽃

“2명이서 조 짜는 게 서툴어서요. (2人組が苦手で...)”


‘후타리구미(2명이서 조 짜기)’가 서툰 4인이 우연히 한 집에 모였다. 우연을 계기로 네 명은 그 집에 모이게 된다. 정해진 날짜도, 약속도 시간도 없다. “츠바키 씨 집에 가도 돼요?”라는 누군가의 라인 한 줄로 어느샌가 자연스럽게 네 명이 한 집에 모여있다. 요리를 하기도 하고, 서로의 고민을 나누기도 하고, 그저 바보같이 오락실을 가기도 하며 시간을 나눈다.


‘후타리구미(2人組)’가 서툰 이유는 각자 다르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사소하고 미묘한 이유들. 그래서 쉽게 다른 사람들에게 터놓지 못하는 이유들이다. 굳이 하나의 단어로 표현하자면 ‘약간 어긋난 느낌’이지 않을까. 그다지 유별난 것도 아니고, 크게 잘못을 한 것도 아니다. 친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친구라고 하기엔 어딘가 끼워 맞춘 듯한 느낌이 든다. 겉보이게는 그저 평범하지만 교실 어딘가에도 소속되지 못한 것만 같다.


네 명은 서로의 이유들을 판단하지 않는다. 한 발 떨어져서 들어주고, 한 발 가까이에서 등을 밀어주기도 한다. 서로를 보듬어주고, 서로의 성장을 응원한다. 가끔 부딪히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서로를 탓하진 않는다. 그렇게 그 집은 네 명의 있을 곳이 되어준다.


어느샌가 등장인물의 이야기에 내가 있었다. 나 또한 학창 시절 ‘후타리구미(2人組)’가 서툰 사람이었으니깐. 항상 어딘가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감각의 연속이었다. 만약 교실의 구성원으로서 ‘정답’이 있는 거라면, 나는 정답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인 것만 같았다. 그때의 감각은 30대가 된 지금도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다. 그래서인지 자꾸만 나도 그 집에 들어가고 싶었다. 나도 그런 사람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들만의 연대가 부러웠다.


현실에선 드라마같이 따뜻하고 무해한 연대가 좀처럼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렇기에 드라마 속 부엌에 자신의 의자를 하나 둘 들고 와 둘러앉는다. 자신의 이야기이기에 조금은 쓰라리지만,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자그마한 사실에서 위로를 얻는다. 나뿐만 아니라 또 다른 누군가도 이 드라마에서 따뜻한 위로를 얻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진다.


서툰 사람들의 말 없는 연대가 좋다. 소소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기에 보듬을 수 있는 포근하고 따뜻한 감각들이 좋다.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03화1월. 음식 |  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