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론
아침에 부는 시원한 바람에 작은 텃밭에 심은 깻잎과 겨자잎이 살랑살랑 춤을 춘다.
마음이 몽글몽글하다고 해야 하나. 벅차다고 해야 하나.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나 자신과 한 약속이 있었다. ‘일주일에 적어도 두 개의 글을 올리자’는 것이었다. 글을 하나 올리고 나서는 성취감과 흐뭇함이 마음 가득해진다. 이런 좋은 감정은 글을 쓰고 나면 느끼게 되는 것이니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은 행복을 보장받은 셈이다.
하지만, 글을 쓰기까지 내 마음속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여러 감정의 소용돌이가 반복되곤 한다.
처음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할 때는 전화에 브런치 앱을 내려받지 않은 상태로 썼다. 그때는 컴퓨터를 통해 브런치에 들어와야 깜짝 선물처럼 작가님들이 선사해준 ’ 라이 킷‘을 볼 수 있었다. 때론 댓글-그 댓글에 응답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몇 주 동안 응답 못 한 경우가 있었지만- 도 달렸다. 글을 쓰는 것 자체도 좋은데, 이렇게 뜻하지 않은 선물도 받다 보니 그 행복이 배가 되었다.
그러다 전화에 브런치 앱을 내려받게 되었다. 이제 카톡이나 메시지 알림보다 멋스럽게 그려진 ’b’라는 글자를 보면 마음속에서 설렘이 요동친다. 꾸준히 올라오는 작가님들의 글들을 읽으며 잠시 멈춰 서기도 하고, 내 글에 올라온 라이킷에 미소 짓기도 한다. 글을 올리고 난 후에는 더욱더 알림에 신경을 쓰는 내 모습을 보며 ‘역시 나는 남의 평가에 너무도 민감하구나’라고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내 글들 사이의 라이킷의 상대적인 차이를 통해 내가 써야 할 글의 방향을 가다듬어 보기도 한다.
글을 쓰기 위한 소재를 생각하려고 이책 저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한참 덮어두었던 학부 때의 전공 서적을 들춰보기도 하고, 일상 속에서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메모지에 바로바로 적어놓기도 했다. ‘이론을 쉽게 일상의 삶 속에서 적용해 적어볼까?’,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좀 더 멋진 글쓰기를 할 수는 없을까?’를 내내 고민하고 하루하루 보낸다. 사실, 전문적인 작가가 되려고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글쓰기가 좋아서 시작한 것이었다. 지금도 그렇긴 하다. 그런데, 브런치 공간에서 글을 쓰면서 나 혼자 일기 쓰듯이 그냥 글을 쓰게 되지는 않게 되었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도 신경 쓰고 단어의 선택이나 문단의 구성도 신경을 쓰게 되었다. 그리고 한번 쓰고 마는 것이 아니라 계속 써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관성 있는 나만의 색깔과 향기가 풍기는 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결국은 나의 생활 속 얘기를 나누는 수필이 나에게는 가장 편한 글쓰기 장르인 것을 확신해 가는 중이다.
글을 쓰려고 며칠을 고민해도 안 써지다가 어느 순간 마음속에서 몽글몽글 글을 쓰고 싶다는 정체모를 감정이 올라올 때가 있다. 오늘 그랬다.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인 글쓰기를 계속할 수 있게 되었다는 벅찬 감정에 이렇게 오늘도 행복한 글쓰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