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 부계면 창평지의 얼음을 보고 막내가 '엄마 지도같아!'라고 했다. 역시 자연을 만날 때는 아이의 눈과 아이의 마음으로 만나야 생생하다. 아이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로 지도에 그어진 국경 같은 금이 얼음 위에 가득했다. 수많은 금이 있지만, 결국 다 녹아 없어지고 물로 하나 되어 흐를 것이다.
[둥글게 절기살이]벗들과 내 나무를 정해보았다. 나의 나무는 매곡리 자연학교 예배당 앞 모과나무다. 모과나무 꽃의 촌스러운 분홍색 꽃이 벌써 기대된다. 작고 소박한 꽃에 비해 향만 요란한 열매를 맺는 모과를 보면 농담 잘하고 허세 부리는 재미있는 친구 같다. 모과청으로 만들어두면 한겨울 기침도 달래주니, 어느 날엔 약도 되어주는 오랜 벗을 닮은 게 틀림없다.
[둥글게 절기살이]를 먼저 하자고 했으니, 손잡아 준 벗들에게 뭔가 내어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했다. 덕분에 책을 한 번 더 보고, 더 곱씹어보는 시간을 누렸다.
대한 시기에는 '추위'를 대하는 마음의 태도에 대한 글귀들이 많이 다가왔다. 아이들에게 일단 '추위'를 만나라고 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듯하다. 우짜든동 아이들 꽁꽁 싸매고 따숩게만 키웠다가는 다가올 시간들을 견딜 지혜를 몸에 쌓을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다.
군위군 소보에 있는 작은 저수지이다.
해님과 물에 비친 해님을 한 장면에 담은 사진을 좋아해서 자주 찍는데, 문득 '내가 무엇을 반영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님이 있고 물에 비친 해님이 있는 것처럼, ' 내가 품은 어떤 원형의 생각이나 마음이 있고, 말과 행동으로 반영이 되겠구나!' 하는 게 확 와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