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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서 Sep 02. 2018

스타트업의 1인 마케터가 되다

내 인생이 다 지나갈 것 같았다



각박한 서울 타지에서 울다가 일어서다가, 스타트업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내가 스타트업에 취직하게 될 줄 몰랐다. 매번 기업 설립이 10년 이상은 되었던 곳에서 일을 했다 보니, 스타트업의 업무 환경에 대한 상상조차 어려웠다. 


아웃스탠딩에서 읽은 것처럼 '쿨'하고 '혁신'적인 사람들이 가득 모인 곳일까? 

이런 질문을 하던 찰나에, 정말 일해보고 싶은 스타트업의 콘텐츠 마케터 공고가 떴고, 서류와 면접에서 합격해 지금은 신입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첫 출근 전날까지, 프리랜서 업무를 했다.





현재는 스타트업 마케터 4개월 차에 접어들고 있다. 그동안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시간들이 쏜살같이 지나갔다. 스타트업은 내게 독특하고 어색했다. 동시에 외롭고 고독했다. 아직 작은 기업이다 보니, 마케팅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사수가 없었다. 모든 마케팅을 새로 다시 구성해야 했고, 혼자 기획하고 내 감을 믿어야 했다. 






첫 출근이 끝난 날 저녁 마셨던 너를 잊을 수 없다.



내가 생각하는 콘텐츠 마케터의 업무보다 몇 배나 많은 일을 감내해야 했다. 작게는(작아 보이는 일이 더 머리가 뜯어질 것 같다) 홈페이지 메인 카피라이팅, 공고 업로드부터 시작해서 외부 촬영, 프로필 촬영, 영상 촬영, 영상 편집, 영상 업로드, 콘텐츠 디자인, 콘텐츠 업로드, 콘텐츠 분석, 인터뷰 진행, 강연 교육 등..


관리하는 채널만 해도 7개다.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페이스북, 유튜브, 네이버 TV, 카카오TV, IGTV까지 다양한 업무에 다양한 변화를 캐치해야 한다. 


신입 4개월 차가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겠냐만은, 하루에도 퇴근하고 30분 이상씩 남자 친구와 친구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듣고 말한다. 그러다가 문득, 업무를 배우며 성장하는 나를 '기록'하고 싶어 졌다.


"이 대로는 신입 마케터의 인생이 다 지나갈 것 같았다."




마음이 아플 때 걷는 양재천



1인 마케터의 삶은 분명 외롭다. 

혼자 헤쳐 나가야 하고, 혼자 고민하고 대화하고 상상하고 때로는 자문자답을 해야 한다. 분명 고독하다. 


하지만 행복함을 가슴에 크게 담을 수 있는 순간도 많다. 내가 기획한 일이 눈 앞에 그려질 때, 내가 제작한 콘텐츠로 고객이 유도되어 실제 결제까지 진행될 때. 인터뷰를 하며 만난 분들의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를 들을 때.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재탄생시킬 때. 폭염 날 촬영하며 건네 주셨던 얼음이 가득 들어간 포도 에이드까지. 


고독하지만 일의 성취감은 몇 배로 전해지는 순간이 있다. 

나는 그 순간을 기록하려 한다. 





출근 둘째 날, 혼자 밥을 먹는데 식당 아주머니께서 참 예쁘다고 아이스크림을 직접 떠주셨다. 

노란 애기똥을 바라보듯 내게 아이스크림을 건네주시던 따뜻한 아주머니의 두 눈을 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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