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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서 Feb 10. 2019

<일하는 마음을 말하다> 제현주 님의 북토크 후기

우리를 달리게 하는 힘! 선택은 가볍게, 오늘은 단단하게

일을 잘한다는 기준이 뭘까? 명쾌한 대답은 없지만 내가 성장하고 있다고 만족하며 위로받을 수 있는 책이 있다. <일하는 마음> 은 다양한 영역들을 넘나들며 제현주 님이 얻었던 경험의 성찰을 담아낸 책이다. 임팩트 투자사 옐로우독의 대표이자 헤이조이스의 인스파이러이신 <일하는 마음>의 저자 제현주 님의 북토크에 다녀왔다.



나는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치는 것을 좋아하는데, 일하는 마음은 모든 페이지에 밑줄을 쫙쫙 그으면서 모든 문장을 몸으로 체화하고 싶었다. 현주님은 특정한 메세지나 결론을 내기 위해서 쓴 책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일하는 마음>은 굉장히 개인적인 글이고,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과 글이었다.



현주님께서는 '이 책에 메세지가 뭐야?'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답하기가 어려웠는데 책으로 잘 완성되었다고 한다. 현주님은 약 30분 동안 북토크를 통해 크게 3가지의 메세지를 전달해주셨다. 현주님의 말씀을 글로 정리해보았다.








모든 중요한 선택은 객관식이다.


직업이나 배우자, 이사 등 삶의 중요한 선택을 할 때 하나의 정답에서 선택해서 정하지 않는다. 선택을 할 때 선택지를 구체적으로 만들고 그 안에서 베스트 답을 고르는 방식으로 결정한다.


'내가 앞으로 뭘 해야 하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선택지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자원과 능력으로 최선의 구체적인 선택지를 만든다. 그중에 하나를 고르고 지속하면 또다시 구체적인 선택들이 생기고 그 반복 안에 정답이 있다.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직진하는 방법.


더 구체적인 선택지는 내가 만든다. 모호하거나 추상적인 방식으로 생각하지 않고 구체적인 정답들을 만들어야 한다.




선택지의 폭을 벌리는 시기


일단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해 보자. 작고 가볍게 벌여 놓은 것(어쩌면 쓸데없어 보이는 일들)은 일의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 결정을 하고 도전하다 보면 구체적인 선택지가 생기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폭으로 좁혀지게 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취향과 관심사의 관계망을 넓히고 셈 없는 시도, 셈 없는 관계를 시작해보자.




지속하는 시기


사회적으로 좋은 결과는 엄청 운이 따라야 한다. 행운이 작용을 해야 한다. 어떤 일을 해야 할 때 무조건 성공시켜야 된다는 마음으로 하면 정말 힘들다. 성공으로 가기 위한 필요조건, 내가 반드시 해야 하는 영역을 훈련과 루틴으로 만들어야 한다. 만약 실패를 하더라도 분명 나의 일적인 성능, 퍼포먼스는 좋아진다. 일은 실패가 되었을지언정 나에게 성장이 일어난다. 과정 안에서 두려워하는 일들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근본적인 생각은 너무 자주 하지 않는다.

-한 번에 하나씩, 과업에 집중한다.

-훈련은 결과를 담보해주지는 않지만, 성장만은 약속한다.



선택을 한 이후 일정 기간을 버티면, 그다음 선택 앞에 놓였을 때 전보다 유능해져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어떤 선택이 좋았다고 하는 건 비교할 수 없다.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기에 선택은 너무 비장하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대신 선택한 삶 하루하루를 단단하게 살아간다.





현주님이 강조하신 3가지의 메세지를 들으며 '일하는 나'의 자아를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일하는 나는 더 강하고 유능해질 것이며 힘들다고 느끼는 만큼 언젠가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는 믿음도 생겼다. 나도 충분히 앞으로 나갈 수 있겠다. 단단한 몸과 마음을 가진 일잘러를 꿈꾸어 보았다.


현주님의 이야기가 끝나고 이나리 대표님의 질문에 답하는 토크 시간도 정말 좋았다. 내가 실제로 고민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역시나 나리 대표님께서 잘 정리해서 질문해주셨다.




<제현주 님과 이나리 대표님과의 토크 중>



이나리 대표님(이하 이): 본인의 스토리를 자신의 이름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없었다.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야기하는지? 명함으로 설명되지 않는 스토리가 나라는 사람이라고 얘기할 수 있게 된 시기는?


제현주 님(이하 제): 직장을 떠나면서 협동조합 롤링다이스를 설명하기 어려웠다. 내 이야기를 하면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하지만 내 이야기에 질문받는 것은 좋은 일이다. 말하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납득하는 스토리를 만들어지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정말 필요했다.


나를 잘 아는 사람만 계속 만나면 내 스토리를 얘기할 필요가 없다. 나를 새로운 나로 던져야 하는 상황이 중요했다. 사람들은 어떤 매끈함을 기대한다. 왜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게 되면서 스토리 텔링에 대해 힘을 느꼈다. 내 스토리에 대한 확신과 납득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빈곤함을 명함으로 감출 수 있는 시대가 지났다. 명함만으로 승부하지 않는, 승부를 할 수 조차 없는 시대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 책을 읽다 보니까 현주 님은 스키 타는 사람이라는 자신만의 정의를 한다. 그 점이 가장 좋았다. 나도 30대 후반에는 본연의 나를 표현하면서 안개가 걷히고 엄청난 확장성을 느꼈다. 현주님은 스스로 나를 뭐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는지?


 : 스키는 20년을 탔는데 내가 20년 동안 꾸준히 한 일이 스키뿐이었다.


불확실성이 너무 커지는 세상이다. 불확실성 안으로 나를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앞으로 나아간다. 회사 그만둘 때 불안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불확실 성안에 던져지려면 확실성이 있어야 한다. 그게 스키였다.




'나는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언제나 있는 사람이다'라고 스스로를 정의하고 싶다. 왜 내가 책을 쓰고 싶은지 겁이 많이 났다. 불특정 다수에게 나를 노출시켜서 수많은 나쁜 소리를 상상했는데 얻을 수 있는 업사이드는 거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쓰고 싶은 이유는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회사를 통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간혹 '내가 이런 일까지 해야 해?'라고 생각한다면 내 우주가 작아진다. 필요하면 나는 뭐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도 가끔 놀라는 일을 했었는데 그것을 발견하며 깨달은 것은 엄청난 용기를 전달해줬다.


나는 뭐든 해도 괜찮구나. 안 무서워하는구나.
큰 자유와 용기


 : 사람마다 내적인 밸류가 있었는데 나는 '자유 의지'였다. 너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서 다른 일을 해야 한 적도 있었다. 일의 제안을 받을 때 가슴 뛰는 포인트가 있다. 제안이 올 때 가슴이 쿵쿵 뛰면 이직을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제현주 님의 가슴 뛰는 포인트는?


 : 이나리 대표님은 저보다 더 뜨거우신 분이다. 나는 그에 비해 좀 차갑다. 11년 동안 이직을 2번 하며 마음이 뛰는 것을 한 건 아니었다. 더 좋은 직장을 갔을 뿐이다.



처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몰라서 남들이 좋다는 직장에 갔다. 그중에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했다. 하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중 남들이 좋다고 한 일을 11년이나 하고 나니, 더 이상 만족감을 주지 않았다. 그 후에는 조금씩 내려놓고 궁금한 것들을 하기 시작했다.


옐로우독을 선택할 때는 가슴이 뛰었다. 몇 개의 선택지가 있었는데 객관적으로 놓고 봤을 때 다른 선택지에 비해서 내가 정말 하고 싶었다. A, B 두 가지 선택지가 있으면 가장 잘 됐을 때의 확률을 비교해봤다. B가 훨씬 높았지만 마음이 뛰지 않았다. 확률이 낮은 게임일지라도 정말 최악을 생각해도, 죽지는 않더라. 그래서 마음에 뛰는 A를 선택했다.


 : 내가 하는 일이 의미가 있는 일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의미' 중심으로 일을 한다는 게 참 어렵다고 생각한다. 의미, why도 중요하지만 그 질문에 어떻게 스스로 답하고 지키면 좋을까?


 : 탁월함 자체를 추구하는 시기가 있었고 그 시기가 필요하다. 한 번뿐인 삶에 이만큼의 시간을 왜라고 묻는 시기가 있었고 목적에 동의하는 일을 찾고 싶었다.


왜를 고민했고 대담함을 찾아냈다. 내가 어떤 부분에 있어서 대담해질 수 있는, 어떤 실패에도 돌변하지 않을 수 있는 대담함.


일단 무기가 있어야 하고, 탁월함을 만드는 시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목적에 동의하는 일을 하면 목적을 향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목적은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순서가 중요하다. 하나씩 쌓아가는 거다.


 : 헤이조이스 멤버들은 열심히 지내시는 분들이 많다. 멤버들을 보면 일도 잘하고 노는 것도 열심히 하고 타고난 리듬 자체가 유연해서 뭐든 잘하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현주님도 일이 아닌 것이 일이 되는 과정을 즐긴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경험이 있으신지?


 : 전에 헤이조이스 같은 모임인 철학 관련 사이드 프로젝트를 했었다. 그곳에서 다음 직업을 찾았던 건 아니었지만 내게 자신감을 주었다.


'회사를 그만두어도 뭔가를 하겠구나'라는 믿음이 생겼다. 또 다른 나를 발견하고 동기를 이끌어낼 무언가를 찾을 수 있겠다는 용기. 그리고 회사 밖에서 관계망 안에 소속될 수 있었다. 그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신뢰하게 되고 다음 길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겐 모임이 큰 힘이 되었고, 그 모임이 롤링다이스 협동조합으로 이어졌다. 큰 전환점이 된 디딤돌이 되었던 모임이었다.


 : 현주님은 성장하지 못한다고 느낄 때가 있었는지?


 : 다른 회사를 가는 것만으로 해결될 수 없다고 느꼈던 때가 있었다. 이때 직장에서의 시간을 최소화하고 사이드 프로젝트, 모임과 강의를 들으며 다른 방식의 성장을 계속 찾았다. 나에 대한 데이터를 쌓았다. 데이터는 가치평가가 없다. 일종의 함수같이 생각한다면



 "나는 어떤 인풋을 넣으면 나는 어떤 아웃풋이 나오는구나."
라고 나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여러 인풋을 넣어봐야 한다. 성장이 정체되어 있다고 느낀다면, 다른 회사에서 다른 인풋을 넣을 수 있는 환경을 가보고 나라는 기계가 이렇게 작동을 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나라는 기계를 어떤 상황에 가져다 놔야 제일 잘 돌아가는지 최적화가 되는지 생각하며 그 시기를 뚫었다.





제현주 작가님의 북토크가 끝나고 일과 나에 대한 태도에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겼다. 앞으로의 나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실한 정의를 내리기보다, 선택은 가볍게 오늘은 단단하게.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면 나만의 탁월성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일하는 마음>  121 쪽에는 "어떤 날 갑작스럽게 생겨나는 새로운 능력은 그날따라 나도 모르게 수행한 다른 기본기들 덕에 가능했다는 것이다."는 문장이 적혀있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몸에 배어 탁월한 업무를 처리하는 마법 같은 날이 올 것 같아서 마음이 잠깐 설렜다. 더딘 성장도 마법 그 이상의 행복을 가져다줄 것 같은 기분. 2시간의 마법 같았던 북토크 시간, 현주님께 좋은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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