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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서 May 26. 2019

5년 차 이하 모임 <길치들>에서 만난 사회적 친구

잘하고 있다고,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 헤이조이스 <길치들>

20대 중, 후반이 되면 친구들과 하는 이야기 루틴이 대부분 비슷하게 흘러간다. 연인이 있으면 언제 결혼하는지, 없으면 왜 없는지부터 시작해서 결혼, 연애, 연예인, 드라마로 대화가 흘러간다. 이런 대화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친구들은 나의 본질적인 내면을 잘 알고 있기에 공감을 잘해주고 대화가 재밌다. 하지만 오래된 친구들과 직업과 커리어에 대한 실질적인 고민을 나누기는 어려운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요즘은 일에 대한 고민이 많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일을 잘할 수 있을까, 내가 일하는 직무가 나와 맞는 걸까? 이런 고민들을 함께 나누는 사회적 친구에 대한 욕구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었다. 나와 비슷한 연차의 사람들과 지속해서 만나 함께 고민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 때쯤, 헤이조이스 새롬 플래너님께서  <길치들> 모임을 오픈해주셨다!


<길치들>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과 사전 과제가 필요했다.


1. 나와 다른 회사에서 일하는 5년 차 멤버들은 어떤 고민을 하는지 궁금한 분

2. 적당하게 거리감이 있는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은 분

3. 사전 과제 : 요즘 하는 고민 1개, 올해 내가 잘한 일 1개






디지털 미디어 랩사 5년 차 연구원, 영화 에이전시 3년 차 마케터, 머신러닝 인공지능 2년 차 AI 디자이너, 블록체인 연구소 5년 차 마케터, 티소믈리에 자격증을 취득 후 대학원 준비 중, 반도체 소재 회사 1년 차 재무팀, 컨설팅펌 1년 차가 함께 모였다. 업계도 연차도 각자 달랐던 우리는 3시간가량 깊고 진지하고 때로는 숨도 못 쉬도록 꺼이꺼이 웃으면서 퇴근 후 3시간이 넘도록 대화를 나누었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도 쉴 새 없이 이야기했다. 워낙 일 잘러로 성장하고 싶은 분들이었기에 대부분 1개 이상의 사이드 프로젝트를 겸하고 있었다. 사이드 프로젝트 단위와 영역도 다양했다. 영어, 일본어 공부를 하는 분들도 많았고 데이터 SQL, 책모임, 요가, 필라테스 등 자기 계발에 투자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월급의 몇 퍼센트까지 교육비로 쓸 수 있는지, 어떤 역량을 키우고 있는지도 의견을 나누었다.


정말 이 길이 내 길이 맞는지 확신의 부족은 모두 가지고 있던 고민이었다. 거침없이 다른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던 분도 있었고, 리서치를 정말 많이 했지만 도전이 어려운 분, 이직을 계획 중인 분들도 있었다.


100세 시대라고 했다. 하나의 분야로 평생직장을 다니며 먹고사는 건 불가능하다. 앞으로는 커리어 전환이 현재보다 빠르고 유연하게 변하는 일의 파도에 한 배를 타 잘 적응하는 중심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우리는 서로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솔직하게 말했다. 해외 취업, 한의사, MBA, 5년 후 은퇴(?) 등 우리의 꿈은 다채롭고 매우 멋졌다.




가끔 길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 때,

이정표가 되어줄 사회적 친구


<길치들> 멤버들과 이야기를 이어 나갈수록 대화와 말의 힘을 얻게 되었다. 예술 대학을 나와 해금을 전공했지만 지금은 영화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 분의 스토리를 듣으며 변화를 추구했던 활력을 얻을 수 있다. 나도 패션을 전공하고 어떻게 마케터가 되었는지 내 이야기를 말하면서 인생이 글로 정리가 되고 있음을 느낀다. 때로는 대화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여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다. <길치들>을 통해 말하는 작은 씨앗, 그 속에 마법 같은 힘이 존재한다.


올해 내가 잘한 일을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서로의 '몰입'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회사가 끝나고 미군 부대에서 살사 댄스를 배우는 경험, 티 소믈리에 과정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한 이야기, 퇴사를 하고 다낭 여행을 떠난 스토리. 몰입은 삶의 만족과 행복을 나타내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다.


일을 할 때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업무의 창조성을 강조한다면 일에서의 '몰입' 경험을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업이 갑작스럽게 몰입할 수 있는 일로 변할 수 없다. 몰입할 수 있는 일에 갑자기 뛰어드는 일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길치들>은 한 사람의 스토리를 듣고 나의 경험과 내가 가진 생각들을 가지치기하듯 함께 공유한다. 그렇게 되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의 편견이 달라지기도 하며, 반대로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를 알려주기도 한다.



<길치들> 멤버분께 받은 애정 가득한 카톡





결국 우리는 일에서의

'나'를 찾고 싶을 뿐이다.



<길치들> 멤버들은 최종적으로 나를 성장시키려는 욕구와 태도가 강한 분들이다. 의미 있고 도전적이고 흥미로운 활동들을 할 때 내가 한 일에 의미를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사람들이다. 모임 내내 서로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고, 모임이 끝날쯤엔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에게 칭찬의 쪽지를 건네준다. 작은 쪽지에 담긴 한 줄의 글을 통해 인정을 받고, 존중받는다고 느끼게 된다.




서로 달라도 이해할 수 있는 <길치들> 멤버들과의 관계, 우리는 이런 사이를 사회적 친구라고 부른다. '사회적' 단어의 사전적인 의미는 '사회에 관계되거나 사회성을 지닌 것'이다. 사회적 친구는 곧 사회에 관계된 친구라는 의미다. 관계의 밑바탕에 '지역 출신', '오래된 친구', '같은 학교'가 아닌 '개인의 행복', '나에 대한 탐구', '일을 잘하고 싶은 마음'이 깔려 있다. 서로가 떨어져 있는 상황이라도 호의를 바라지도 않고 믿음과 신뢰를 바라는 사이도 아니다.



<길치들>


그저 우리는 다시 만나면 우리가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또 다른 세계를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하는 순간을 함께 만든다. 내 일과 인생의 주인이 되는 사람들이 모인 시간, <길치들>의 6월 모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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