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이서 Jun 09. 2019

그래서 앞으로 어떤 전문성을 키워야 하나요?

헤이조이스 나리님이 이야기하는 '전문성'에 대한 착각

일을 시작하기 전과 후로 일상의 고민은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된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어떤 필드에서 일하고 싶은지가 우선이었다. 지금은 직장에서 일을 시작하며 또 다른 자아가 탄생한 것만 같았다. 직업과 일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었고, 내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나보다 일을 먼저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파고들기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과 정부, 사회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면서 커리어의 전문성에 대한 의미도 변화하고 있다. "뭐래도 전문직이 최고야", "문과생이 도전할 수 있는 전문직은?" 과 같은 이야기가 들리면서 커리어의 미래에 대한 고민도 깊어져만 갔다. 브랜드 마케터로 입사를 했지만 마케터의 트렌드도 빠르게 변하고 있었다. 퍼포먼스 마케팅, 그로스 해커, 데이터 분석 마케터 등 숫자와 분석에 친해져야 한다는 마케터의 정의도 어쩌면 같은 맥락일지도 모른다. 70살이 넘도록 일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난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지 막막하기만 했다. 은퇴를 생각하는 40대? 벌써부터 창업 아이템을 생각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도대체 어떤 전문성을 쌓아야 하는 걸까? 헤이조이스 5월 언니의 사생활에서 <전문성에 대한 착각>을 주제로 헤이조이스 나리님의 깊이 있는 강연을 듣고 왔다. 



  






태도와 일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앞으로는 오래 일하는 것이 오히려 무능해지는 역설이다는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하셨던 나리님. 기업은 직원을 평생 데리고 교육시킬 이유가 전혀 없다. 왜냐면 내가 일하는 만큼 똑같은 일을 해낼 대체제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직원도 한 회사를 평생 다녀야 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개인의 필요와 기업의 필요가 맞물려서 새로운 업을 정의할 필요가 있다.  


정규직이라는 개념이 사라질 것이고 프로젝트 단위로 일이 진행될 것이다는 이야기는 나리님을 통해 자주 들었던 내용이다. 앞으로는 창작이라는 시대가 가능한 시대가 될 것이다. 사실 선진국만 보더라도 한 직장을 평생 다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심지어 휴가를 가더라도 한 달은 일하고 한 달을 쉬고 디지털 노마드가 가능한 시대다. 일하는 사람은 특정 업무 단위로 모일 것이고, 성과에 대한 측정도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한 분야에서 10년 이상 일한 사람, 굉장히 멋지고 존경스럽고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나리님은 한 회사에서 하나의 일만 오래 한다면 무능해지기 쉽다고 표현했다. 지금의 40대가 마케팅을 10년 동안 했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광고 마케팅을 10년 간 진행한 사람과 영상 촬영을 하고 콘텐츠를 만들어 유튜브 범퍼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마케터와 과연 누가 더 일을 잘하고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나의 일만 쭉 하는 사람은 그 일밖에 모른다. 사실 대기업에서는 옆 팀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종종 엿들을 수 있었다. 그만큼 내 일만 하면 회사는 잘 돌아간다. (물론 모든 대기업이 그렇다는 뜻은 아니다) 요즘은 애자일, 린스타트업, 그로스해킹, 구글 스프린트, 퍼실러테이터 같은 다양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프로젝트 단위로 일을 빠르게 실행하고 처리하고 다시 수정하는 과정이 되어가고 있다. 


새로운 업무 과정이 도입이 되면 '전문성'의 정의는 어떻게 내려야 할까? 


"모두가 마케터가 될 수 있지만, 모두가 좋은 마케터가 될 수는 없다." 



언젠가 이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전문성'의 영역과 함께 연결 지어 보면 마케터의 영역에 구분을 짓고 내 일만 하는 마케터가 아닌, 일의 영역을 부수고 테크와 데이터, 영업, 커뮤니케이션, 프로덕트 팀과 함께 일하는 태도의 역량을 갖추는 마케터가 좋은 마케터라고 생각한다. 다른 업무 영역에도 시선을 두고 관심을 갖고 완벽하게 업무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헤이조이스 <길치들> 모임에서도 한 분이 이런 고민을 얘기하셨다. "저는 하나의 일을 꾸준하고 진득하게 하지 못했어요. 해보고 싶은 일을 모두 도전해보고 살았더니 저만의 전문성이 무엇인지 고민이에요." 


하지만 이런 분들은 생생한 스토리가 넘쳐나고 다양한 일 안에서도 나름대로 스토리를 정리할 수 있다. 도전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비교적 정리를 할 수 있다. 정리를 하고 나면 다른 사람들보다 앞으로 일을 효율적으로, 명석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업무 지식 + 오랜 경험 < 업무 방식 + 연결된 경험 


 

일하는 방식에 대해 파악했다면 우리 시대의 전문성에 대해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나리님은 7가지 항목으로 전문성을 정의하셨다. 


    우리 시대의 ‘전문성'   

-선택을 위한 선택을 할 줄 아는가 

-안 해 본 일도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아는가 

-명료하게 듣고 말할 수 있는가 

-좋은 물에 나를 놓아둘 줄 아는가 

-경험을 자산으로 만들 줄 아는가 

-자기만의 높은 기준을 정하고 지킬 수 있는가 

-실행하고 끝을 맺고 평가할 수 있는가  


그중 몇 가지 항목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명료하게 말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굉장히 중요해진다. 말은 시대, 대상, 조직의 성격에 대해 무척 달라진다. 하나의 일도 혼자 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요점만 말해서 이야기하는 상황, 하나부터 열까지 뎁스 있는 커뮤니케이션까지 여러 스타일로 대화해야 한다. 이런 점 때문에 다양한 연차이신 분들하고 대화를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성을 파악하여 일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내 일과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불평과 두려움과 가슴 뛰는 것 뒤에 어떤 내가 있는지 파악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고 내가 일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부터가 우선이겠다. 평소에 찾아보고, 쌓아두고, 씹어 먹는 것을 지속해야 한다. 그리고 답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곁에 두는 것이 무척 도움될 것이다. 


이런 사람을 나리님은 "일을 장악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셨다. 재미있게 일을 하려면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내가 전혀 해본 적 없는 곳에서 어떤 흐름 속에 있는지 파악하고 두려움을 이겨내어야 한다.







밀레니얼 세대, 90년대 생과 일하기, Z세대와 같은 키워드가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세상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감각을 놓치지 않아야 하는 필요성. 새로운 패러다임 안에 나만의 '전문성'을 어떻게 하면 쌓을 수 있는지 계속 고민하며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멈추질 않는다. 새로운 필드에 나를 던지고, 우리 브랜드를 사랑하는 고객을 위해 실행력을 늦추지 않고, 10년 차 이상의 고연차 분들과 10대 아이들과 대화하는 법을 익히는 이 시대의 밀레니얼이 진짜 멋진 밀레니얼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5년 차 이하 모임 <길치들>에서 만난 사회적 친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