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s, but better
영화 <디터 람스>를 관람했다. 작년 8월에 다녀온 4560 갤러리에서는 디터 람스의 디자인 제품을 보고 왔다면, 2시간의 다큐멘터리 영화에서는 디터 람스의 직업 방식과 관점,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들여다볼 수 있었다.
디터 람스는 사용자들을 위한 디자인을 한다. 매혹적인 것보다 사용자의 삶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제품을 고민한다. 눈만 돌려도 색, 선, 다양한 구조, 움직임이 난무하는 혼란스러운 시대에서 좋은 디자인이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영화 중간에 일본인 디자이너는 이런 대사를 남겼다.
"디터 람스를 통해 제품 디자인이 세상에 처음 나왔고,
디터 람스에 의해 제품 디자인은 끝이 났다."
단순함 안에 제품의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디자인에 대한 해답을 이미 내놓은 디터 람스, 디터 람스가 이야기하는 디자인 10 계명을 기록했다. 디자인 철학에 대해 힘 있게 이야기하는 10 문장이, 꼭 삶을 대하는 태도와도 연관 지을 수 있겠다.
(Good design is innovative)
기존의 제품 형태를 모방하거나 새로운 디자인 그 자체만을 위해 디자인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그의 말에서 '혁신'은 결코 빠지지 않는 단어로, 어떤 상황에서도 이전보다 나은 혁신을 생각하라고 말한다.
(Good design makes a product useful)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제품의 효용성을 최적화하는 것. 디터 람스의 디자인을 설명할 때 '기능적'이라는 표현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는 스스로를 '디자인 공학자'로 이해했다.
(Good design is aesthetic)
그는 미적인 부분이 유용성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한다. 잘 만들어진 제품은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 '미적 감각'은 타고나는 것이기에 제아무리 논리를 무장해도 이 부분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디터 람스가 수많은 디자이너들과 차별되는 결정적 이유다.
(Good design makes a product understandable)
애플의 제품이 설명서가 필요하지 않듯, 브라운의 제품도 그러하다. 제품은 스스로 자신이 어떤 기능을 갖고 있는지 드러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Good design is unobtrusive)
제품은 도구와 같은 것. 장식품도 아니고 예술품도 아니어야 하며, 언제나 중립적이어야 하고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 그에게 제품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더 잘 설계 해나가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대상일 뿐이다.
(Good design is honest)
과시적인 작업은 결코 하지 않는다. 원래 기능보다 더 혁신적이고 더 가치 있는 것으로 보여서는 안 된다. 사용자에게 헛된 약속을 해서도 안 된다. 그는 이것이 기술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야만 이해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Good design is long lasting)
단순한 디자인을 통해 제품의 수명이 오래 가게 할 것을 촉구한다. 수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환경을 생각한다는 부분과 다시 연결된다.
(Good design is thorough down to the last detail)
찰스 임스(Charles Eames)와 마찬가지로 그도 디테일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했다. 어떤 요소도 애매하거나 우연에 의해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난 언제나 디테일을 사랑했다. 크게 성공하는 것보다 그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디테일 없이 아무것도 성립하지 못한다. 정말로 디테일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디테일이 품질을 결정짓는 기준이다."
(Good design is environmentally friendly)
좋은 디자인은 환경에도 기여하며, 앞으로는 이 부분을 더욱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제품에 플라스틱이나 철재를 사용해 디자인한 것은 사용 기간을 늘려 버려지는 횟수를 줄이고자 한 측면도 있었다.
(Good design is as little design as possible)
핵심에만 집중하고 군더더기를 없애는 것이 좋은 디자인이다. 단순한 것이야말로 아름다움의 핵심이다. 그것이 그가 말하는 'Less but Better'다.
*출처: http://mdesign.designhouse.co.kr/article/article_view/101/55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