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해외 생태계로의 진출.

Feat. 교란종인가 외래종인가.

by 아스파라거스

며칠 전 오스트리아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최종 선발 되었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프랑스, 스위스, 스웨덴, 에스토니아에 이어 다섯 번 째 입니다. 6년차 스타트업이 아직도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전전한다는 것이 자랑은 아닙니다만, 혹시나 글로벌 생태계로의 확장을 고려하는 스타트업이 있다면 도움이 될까 싶어 몇 가지 경험들을 적어봅니다.



❗️우선, 제품을 들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과,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로의 진출은 구분되어야 합니다. 제 경험은 후자에 머물러 있습니다.



1️⃣ 생태계로의 유입 방법


프로그램들은 크게 모집 대상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한국의 스타트업입니다. 우리 기관과 계약을 통해 우리 스타트업들만을 대상으로 위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입니다.


둘째는 유럽(혹은 북미, 남미 등) 지역의 스타트업입니다. 북유럽, 동유럽, 중앙유럽으로 또 나뉘기도 합니다.


셋째는 완전한 글로벌 프로그램입니다. 이 경우는 도메인이 맞고, 체류에 문제가 없다면, 얼마든지 참여 가능합니다.



둘째 경우를 위해서는 보통 해당 지역에 지사나 사무소가 아닌 독립된 법인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법인은 투자, 세금, 고용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독립된 두 개의 법인을 가지고 이중국적으로 활동한다고 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외국인으로서 법인을 설립한다는 것에 몇 가지 요건이 따를 수 있지만, 불리하지 않게 풀어낼 수 있는 방법은 언제나 있습니다. 국내에서만큼 손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절대 대단한 일도 아닙니다.




2️⃣ 프로그램 내용


제가 참여했던 해외 프로그램들의 경우는 짧게는 한 달, 보통 두 달 정도 진행됩니다. 숙식과 여비를 제공해 주는 프로그램도 있었습니다. 이후에는 원하면 무료 데스크를 지원해 주기도 합니다.


프로그램의 주제는 어디나 비슷합니다. 초기 스타트업들의 투자, 운영, 스케일업을 위한 내용들입니다. 다만, 거기서 거기인 주제들을 풀어내는 방법은 우리와는 사뭇 다릅니다. 이 차이는 아마도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주체들은 대게의 경우 민간 투자사들입니다. 유럽의 경우 개별 국가 시장이 작아서인지, 그 누구도 자국 내에서 우선 안착해야 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스타트업이 만들어낸 숫자로 해당 스타트업을 판단한다는 느낌도 받지 못했습니다. 다양한 성공/실패 사례들을 바탕으로 서로 의견을 나누지만, 절대 그 어느것도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LP는 GP를, GP는 스타트업을 선택합니다. 상대에 대한 존중이 자신들의 선택에 대한 존중이라고 믿는 것 같았습니다.




3️⃣ 투자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과 창업자에 대한 교육 뿐만이 아니라, 평가도 이루어집니다. 투자는 또 다른 선택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앞서 잠깐 언급했던 법인 구조의 확정이 필요해집니다. 관리와 효율의 문제, 그리고 그 밖에 제가 알 수 없는 여러 조건들로 인해, 투자자들은 스타트업의 HQ가 자신들의 관할 안에 있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도 그랬습니다. 투자 계약을 앞두고, 법인 구조를 확정해야 했습니다. 그래도 플립 보다는 훨씬 손쉽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투자가 꼭 프로그램 말미나 종료 직후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경우는 일년이 지난 후에야 성사되기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스타트업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다양한 협의들을 합니다.




4️⃣ 프로그램 지원


https://www.f6s.com 이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글로벌 판 K-Startup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액셀러레이이팅 프로그램부터, 투자, 행사 정보들이 수시로 올라옵니다.




✅ 해외 생태계로의 진출이 좋다 나쁘다를 말한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장단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단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표현은 자제하려 했습니다.



다만, 왜 나가야 하는지가 아니라, 왜 안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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