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지대 ‘뱅크사이드(Bankside)의 기적
도시는 생명이다. 살아 꿈틀대는 생명의 현장이 도시다.
우리의 서울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모양도 다르고 사는 모습도 서로 다르다.
런던도 강남과 강북이 있고 우리의 서울처럼 전혀 다르다.
테임즈 강 북쪽에 사는 사람은 강남에 가지 않는다.
강남이 가난하고 냄새난다는 것이다.
표현이 밉지만 실제 낙후된 우범지대라는 이유로 런던은 강남을 싫어했다.
우범지대로 보이는 것은 ‘뱅크사이드(Bankside)라는
폐화력발전소가 20년 동안이나 방치되어 있어서 더 그렇다.
부숴 버리자니 아깝고 그냥 두자니 몰골이 흉측해서 런던의 골칫거리였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미술관으로 용도 변경이다.
꼴은 그대로 유지한 채 문화로 예술로 분위기를 바꿔
장사를 해보려는 속셈이었다.
우선 무겁고 칙칙한 발전소를 밝고 화사하게 바꾸고,
다리를 설치하는데 이 다리가 밀레니엄 브리지 (Millennium Bridge)이다
이 다리는 강북 부자들과 가난한 강남을 연결하고 미술관은 살리는 기특한 역할을 하게 된다.
밀레니엄 브리지를 개방한 첫날, 몰려든 시민들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다리가 심하게 흔들렸다.
불안한 런던은 바로 폐쇄해 버리고 얼마 후 공진현상이라는 처방과 조치로 해결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불안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지역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는
그때,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영화 해리포터에 이 다리가 출연한 것이다. 영화에서 심하게 흔들리고 요동치는 다리가 바로 이 다리다.
덕분에 밀레니엄 브리지는 유명해지고 보러 오는 사람이 많아졌다.
다리를 건너고 싶어서가 아니라 다리 자체가 목적지가 되었다.
기분 좋은 일은 또 계속해서 이어졌다.
다리와 연결된 테이트모던(Tate Modern) 미술관도 영화 속에 등장한 것이다.
그 영화는 바로 톰크루즈가 나오는 미션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이다.
높이 99미터 미술관 굴뚝 위에 톰 크루즈가 위태롭게 서 있는 모습으로 테이트 모던은
전 세계에 알려졌다. 이보다 더한 마케팅은 드물다. 그것도 공짜 거나 돈을 받고 홍보했을 것이다.
이런 사연으로 더럽고 냄새난다는 우범지역 사우스뱅크(Southbank)가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다일까?
아니다.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다.
훌륭한 미술관, 멋진 시설 스타마케팅, 홍보로만 낙후된 도시가 살아나지 않는다.
그러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문화다. 그것도 지속적이고 다양한 문화행사이다.
이제부터 우리는 런던 시가 미술관과 밀레니엄 브리지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잘 알아야 한다.
런던은 왜 미술관 면적의 40%만 이용하고 나머지는 비워두었을까.
이유는 시민들이 편하게 사용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미술관 은 여기저기서 강연을 하고, 바자회를 하고, 주저앉아 노래를 하는 버스킹 도 열리고,
사람들이 벌렁 누워 있다. 여기서 일어나는 일들을 전부 나열하면 수백 가지가 된다.
한 마디로 우리처럼 경건한 자세로 발걸음도 가볍게 작품만 보고 조용히 떠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런 여유로 시민들은 새로운 문화를 다시 만들어 내고 그 새로운 문화는 또 다른 문화를 만들며
비로소 살아있는 공간으로 생기를 찾고 사람들이 찾게 되는 것이다.
미술관과 연결되는 다리 밀레니엄 브리지 설계콘셉트 즉 만드는 의도를 보면
'다리가 아니라 거리로 인식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면 다리와 거리의 차이는 무엇일까.
다리는 건너는 것이 자체가 목적이지만 거리는 가다가 쉬기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대화를 하는 문화가 있다
즉, 런던 시는 문화가 있는 다리를 원했던 것이다.
정말 다리 위는 평소에는 버스킹도 하고 , 한 달에 1~2번씩은 행사를 한다.
행사 내용과 시간을 미리 공개해 시민을 참여시킨다.
정말 놀랄만한 사실은 영국을 대표하는 국립 발레단도 여기서 공연을 했다는 사실이다.
대체 누가 티켓 값만 몇 백만 원 한다는 국가대표 발레단을 길거리에서 공연까지 하게 했을까.
그 기획자 역시 바로 런던 시였다.
런던시는 만드는 것만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문화를 공급하고 있다
그들은 아무리 시설을 좋고 멋진 전시를 기획한다고 해도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여기까지가 테이트 모던미술관이 세계적인 이유이고, 낙후된 도시를 재생시킨 방법이다.
우리나라의 서울 당인리화력발전소를 '문화센터'로 이용하고
성수동 대형창고가 갑자기 카페가 된 배경에는 이런 앞선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여기까지 도시재생의 원리를 요약한다면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것인데 근본적인 원리는 연결이다.
철저하게 나누어진 런던의 강남과 강북을 연결한 것은 다리이고 이 다리는 영국 왕립발레단이 연결되고
그렇게 살아난 미술관은 블록버스터 영화 미션임파서블과 연결된다
그것이 다시 우리에게까지 연결되어서 이 글을 보는 사람은 틀림없이 영국에 가면
테이트 모던 미술관을 찾게 될 것이다.
연결이 바로 문화예술로 소통하는 것이고 그 소통으로 죽은 도시를 살린
영국런던의 우범지대 가 세계적인 명소가 된 ‘뱅크사이드(Bankside)의 기적을 만 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