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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희Yi Chul Hee Aug 27. 2023

모방하고 모방하는

모방한 작품을 또 모방하고  그것을 또 모방하는 미술사의 대가들   

세련된 정장을 한두 명의 남자와 옷을 벗은 두 명의 여자,

마네의 "풀 위의 식사"입니다    이 그림하나로 천년을 이어오는 전통이 깨지고 

 현대미술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그림에 담긴 마네의 뜻은 이것입니다 

 ‘오직 현실을 그려야 한다’ 

이제는 성경에 나오는 인물이나 천사 

신화를 그리는 것은 제발 그만해야 한다 

그것은 예술이 살고 있는 동시대를 반영해야 한다 라는 

 시인 보들레르의 영향이기도 했습니다      

     https://youtu.be/4 LiejMccpUo? si=pMpumlnVIqevax33 

"풀 위의 식사"는  엄청난 비난에 직면합니다 

매춘하는 현장이냐 왜 옷을 벗은 여자가 저리도 뻔뻔하냐라는 등등의 비난입니다   

그런 틈에  일부 마네를 지지하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다음은 비평가 에밀졸라의 글입니다 

 "마네의 풀 위의 식사는 모든 화가들의 소망을 이 룬작품이다. 작가들은 마네처럼 사회현실을 그리고 싶었어도  용기가 없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해라 

그것 하나만으로도 마네는 존경받아야 한다 라는 글입니다.      

이 글 때문인지 참으로 신기한 일이 일어납니다   


그렇게 심한 욕을 하던 사람들이 찬사로 돌아섰습니다   

후배였던 클로드 모네는 마네를 존경한다며 풀밭 위의 식사를 자신의 스타일로  그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6미터가 넘은 대작이었습니다

 1870년 마네의 친구인 제임스 티소(James Tissot)도

 따라 합니다 그는 겁이 나서 여자들의 옷은 입혔습니다  

그로부터 100년 후 이번에는 거장 피카소가 따라 합니다

 1959부터  3년간  유화 판화, 조각 등 

총 150점의 "풀밭 위의 식사"  시리즈를 발표합니다        


그 후 지금까지  광고 영화 사진에도 등장하고

 국경을 넘어  중국에서도 재현하고 

미국에서는 조각으로까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명품 크리스천 디오르도 여기에 빠지지 않았으며 

https://sewardjohnsonatelier.org/series-gallery/dejeuner-deja-vu/

 우리나라 배달의 민족에서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알 수 없는 그 누구의 손으로 

끊임없이 "풀밭 위의 식사"는 재현될 것입니다   4    

http://vetustideces.blogspot.com/2014/07/cuando-la-inspiracion-procede-del-arte_21.html 

그렇다면  과연 그렇다면 적어도 마네가 그린  "풀밭 위의 식사"는 

누구의 것을 재현한 작품이 절대 아니여야 합니다

즉 마네의 그림이 원본이고 오리지널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왜냐면 마네가 그린  "풀밭 위의 식사"가

 전 세계적인 이 모든 오마주시리즈의 근본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대미술의 시작이 되는 그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랍니다  

 그런 기대를 하셨다면 바로 실망하십니다                

라파엘로의 바다의 신들이란 그림을 보겠습니다 

 아테나와 헤라 같은  신들이 다투는 

그림 하단에  바다의 신들이 모여있습니다 

            이 바다의 신들의 포즈는 놀랍게도 똑같습니다 


 마네의 풀밭 위의 식사와 똑같은 구도입니다 

 또 이 그림을  더 보시면 더 놀랄 것입니다 

1477 년  티지아노의  전원 콘서트라는 그림에 

옷을 입은 두 남자와 옷을 벗은 두 명의 여성이 있습니다  6          

  그렇습니다 이제는 아실 것입니다  

 마네는 첫 번째 그림 바다의 신들 에서는 구도를 차용하고 

지금 이 그림에서는 의상과 콘셉트를 차용한 것입니다 


다시 정리하면  이 두 그림을 짜깁기한 것입니다

단 마네는  현실에 없는 신들을 그린 것이 아니라 

 마네의 주변의 여자, 그것도 감추고 싶은 

접힌 뱃살까지  현실을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 그린 것입니다.            

 "풀밭 위의 식사"에서 누드모델은   다들 매춘부라고 확신을  했지만 사실은

  Victorine Meurent 빅토린 뫼랑이란 화가지망생이고  남자 둘은 마네의 처남과 친동생입니다

모두 마네의 주변 인물이고    이 그림은 그 시대의 사회풍경, 일종의 풍속화입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마네의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마네뿐 아니라 미술사의 천재들은 

가끔 작품의 영감을 이전의 대선배들의 작품에서 얻어내고

때로는 선배작품을 거의 그대로 복사할 때도 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그렇게 해도 괜찮은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예술에 있어서 창조는 어디까지일까?

그리고 예술가들이 자기 것은 과연 있는가 한 것인가 하는

여러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가 피카소나 마네를  대신해서 답을 드려봅니다 

그것도 중요한 창작의 하나입니다 

그것은 시공을 초월한 과거와의 소통이고

 미술사의 대가들에게 도전하고 경쟁하고 도발하는 것입니다 

         

역사적인 작품을 소재로 2차 창작한 작품은  

그 선배대가들에게 있는 프리미엄도 함께 누려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제프쿤스가 그리스나 로마 조각을 똑같이 만들고

파란 공만 올려놓은 이유일 수도 있습니다

 또 당대 음악의 천재들이 지금도 베토벤의 교향곡을

연주하거나 새로운 버전으로 바꾸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것이 부족하지만 제가 아는 답입니다  

      

하늘아래 100% 인간이 만든 완벽한 창조가 과연 있을까요? 

살바도르 달리는 말합니다  "아무것도 흉내 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아무것도 만들어낼 수 없다." 


조각가 로댕은 말합니다 

 "나는 아무것도 발명하지 않고, 오직 재발견한다."      

그리고  Steve Jobs 가 말합니다 

"창조는 단지 사물을 연결하는 것이다. 
창조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한 것은 무엇인가를 
물으면, 할 말이 없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단지 무언인가를 조금 바꾼 것 
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말은 전혀 유명하지 않은 제가 한 말입니다   

예술가들이 넘보지 못하는 성역은 아무 데도 없다 


 지옥, 천국, 섹스, 시간  꽃이든 똥이든 
 예술의 소재가 아닌 것은 하나도 없다  

     

여기까지 저는 작가 이철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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