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이곤 Nov 05. 2023

내 운전 실력, 별이 5개? 아니 스티커 5개!

내 운전 실력은 별이 다섯 개~가 아니라 초보운전 스티커가 다섯 개~

1. 많은 차로 붐비는 도로도, 한적한 길도, 거뜬하게 지나간다. 백미러에, 차선에, 깜빡이에, 신호에… 신경 쓸 건 많지만, 그렇게 연습하니 이젠 웬만큼 어디든 운전해 갈 수 있는 자칭 베스트 드라이버가 됐다. 후후. 내가 생각해도 스스로 그냥 대단하고 자랑스러울 만큼 발전했다.


2. 동그란 핸들을 ‘휙’ 꺾어가며, 깜빡이도 ‘탁’ 켜고, 오른발을 페달 위에 올리고 ‘붕’. 새 차 냄새를 뿜으며 도로 위를 멋지게 달려가는 차. 그 안에서 나의 손놀림이 근사하다. 괜히 헬멧 안에 가려진 F1 선수의 표정을 상상해 본다. 이탈리아 토리노 자동차 박물관에 전시된 명차들처럼 뒤에 스티커도 몇 개 붙였다. 어디서 본 건 있어서….


3. 그 스티커가 풍기는 분위기 덕분인지, 웬만해서는 아무리 비싼 차도, 운전 베테랑의 끝판왕인 택시도 내 차 곁에는 잘 오려고 하지 않는다.


4. 도대체 어떤 스티커이길래 그러냐고요?


▲ 차 뒤에 붙인 스티커, 별이 다섯 개? 아니! 스티커가 다섯 개


 솔직히, 객관적으로 자평하면 그냥 딱 입문반의 초보 수준이에요.


5. 능숙한 다른 운전자분들도 저처럼 갓 새 차를 타고, 잔뜩 긴장한 채 운전하던 때가 생각나서일까요? 그 심정을 알아서일까 혹여 제가 실수해도 경적을 안 울리고, 배려해 줘요. 상상해 봅니다, 제가 객관적으로 운전을 좀 하는 드라이버가 됐을 때, 초보운전자를 보고 미소 지으며 조심히 비켜 가는 장면을.


6. 한 친구는 제 말을 듣고 되받아치더군요. “이곤아, 따뜻한 배려 뭐 그런 게 아니야. 네가 뒤에 섰는데 저걸 본다고 생각해 봐. 저건 광기지. 쟤 저러다 후진하는 거 아니야? 하고 별생각이 다들 거 아니야. 똥이 무섭거나 그 심정을 막 공감해서 피하는 거 아니잖아”


7. 아무렴, 상관없습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해석하는 마음이 이렇게나 다릅니다. 그래도 저는 전자를 택하렵니다.


8. 나의 첫 차야, 미안하다. 그래도 서두르지 말고, 스티커를 차츰차츰 하나씩 떼어가며 우리 안전 운전하자:)

작가의 이전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받는 축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