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경진대회 장려상 수상작
“꽃들아 안녕?”
고사리 같은 손에 작은 물뿌리개를 꼭 쥔 아이가 꽃잎에 인사하듯 졸졸 물을 건넨다.
바닥엔 가느다란 물길이 맺히고, 흘러간 자리마다 흙이 숨을 쉰다.
아이는 자신이 세상을 적신다고 믿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싱긋 웃는다.
“깍깍.”
담장에 내려앉은 까치가 인사하듯 울어대면, 복돌이가 곧장 화답한다.
“깍깍, 악악.”
까치 울음과 아이의 대답이 울리는 베란다는 작은 합창 무대가 된다.
서툰 발음, 흔들리는 음정으로 아이는 오늘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이파리 끝에서 또르르 떨어지는 물방울, 매달렸다가 미끄러지는 맑은 점 하나.
그 잠깐의 머뭇거림 속에 ‘돌봄’이란 말이 숨어 있는 것만 같다.
너무 많이 주면 넘치고, 너무 적게 주면 마른다.
아이 손길은 서툴지만, 식물은 그것마저 즐겁게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더 푸르게 자란다.
아이는 물뿌리개를 들어 또 한 번 길을 만든다.
나는 그 옆에서 오늘의 속도를 늦춘다.
달려가듯 지나온 어제들이 물소리에 맞춰 숨을 고른다.
평범한 아침인데, 내 안에서는 축제가 열린다.
이제야 알겠다. 아이는 식물에 물을 주고, 식물은 우리에게 시간을 준다는 것을.
천천히 사는 법을, 기다리는 법을, 무사히 하루를 여는 법을 배운다.
엔도르핀이란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환한 감정이 가슴에 퍼진다.
아이의 “악악” 한 번에, 까치의 “깍깍” 한 번에, 내 마음은 한 계절씩 밝아진다.
삶의 중심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이렇게 반복되는 작은 선율에 있는지도 모른다.
같은 듯 다른 물빛, 어제보다 단단해진 잎의 결, 오늘 처음 배운 새소리.
이 풍경 앞에서 나는 조용히 기도한다.
이 아이가 자라서도 생명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세상의 큰 소리보다 작은 숨을 먼저 듣는 사람이 되기를.
누군가의 목마름을 알아채고, 필요할 때 정확히 물 한 컵을 건넬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평화가 멀리 있는 약속이 아니라 손바닥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아침 부드러운 햇살이 잎맥을 따라 번진다.
“깍깍, 악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