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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 Dec 16. 2023

명작순례 - 둘

‘21세기 미켈란젤로’ 줄리아노 반지(Giuliano Vangi)

‘21세기 미켈란젤로’ 줄리아노 반지(Giuliano Vangi)


 

‘21세기 미켈란젤로’ 줄리아노 반지(Giuliano Vangi)의 작품으로 가득한 대성당



남양 성모성지 대성당. 제대 한가운데 걸린 십자가상과 그 양옆을 지키고 있는 성화는 21세기 미켈란젤로라 불리는 줄리아노 반지의 작품이다. 거대한 십자가상의 예수는 보통 성당에서 볼 수 있는 모습과 많이 다르다. 반지의 예수는 눈을 뜨고 더욱 생동감 있는 표정을 짓고 있는 청년으로 조각됐다. 섬세하게 다듬은 덕분에 실제 머리카락이나 수염이 바람에 날리는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내가 어디 있더라도 살아있는 예수님과 눈 맞추고 이야기하는 느낌이 든다.    


르네상스 시대의 작업방식 그대로 적용됐다 하는 십자가상에 눈뜨고 나를 보는 청년 예수



양쪽의 성화는 성경 속 주제인 ‘수태고지’ ,‘엘리사벳 방문’, ‘최후의 만찬’을 각각 표현한 드로잉이다. 유리로 마감하는 점을 이용해 인물의 뒷모습까지 그려져 있다. 성서 속 시대가 아닌 현대적 표현이 신선하고 한국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특별하다.

‘최후의 만찬’ 속 인물 중에는 마리오 보타와 이상각 신부 그리고 한 만원 건축가도 만 날 수 있다.



그림 속 마리오보타와 이상각 신부님 한만원 건축가의 모습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예수님과 제자들의 뒷모습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



‘수태고지’와 ‘엘리사벳 방문’에 그려진 여인 중 한복 입은 소녀를 만날 수 있다. 이탈리아의 예술가가 표현한 소녀를 보며 루브르에서도 느끼지 못한 감동에 울컥했다.      


성서 속 수태고지 장면을 현대적 해석으로 드로잉 한 작품 대천사의 손에는 백합이 들려있다


엘리사벳을 만나는 마리아 곁에 한복 입은 소녀가 있다



예술의 노벨상격인 임페리얼 프리미엄상을 수상한 조형예술가, 95세의 반지는 어쩌면 생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작품을 재능 기부했다.     

 

“부활하기 위해 기쁘게 죽는 예수님을 조각하고 싶었고 손과 발에는 못이 박힌 것이 아니고 세상으로 향하는 빛으로 표현했다”는 늙은 예술가의 눈빛은 아직 청년인 예수님과 많이 닮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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