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3년에 전할 편지를 2025년 첫돌에 쓰다.
2043년이겠지?
이 글을 쓰는 지금, 할미는 2025년에 살고 있단다.
우리 강아지와 함께한 일 년에 감사하며 할미는 만 열아홉 성년의 날을 맞는 복돌이를 상상하고 있지.
오래전 할미가 네 엄마에게서 받은 선물이 하나 생각나네.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표지에 쓰여있는 기도 같은 글 한 줄에 할미는 눈물을 흘렸단다.
" 지금 조국은 독립 했나요?"
오늘 성년의 날을 맞는 너에게 편지를 쓰며 할미는 윤동주 시인의 기분으로 질문한단다.
" 우리 복돌이 잘 자랐지, 행복하니?"
열아홉 복돌이는 얼마나 키가 컸을까? 얼마나 잘 생겼을까? 무얼 좋아할까?
어떤 꿈을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할미는 네 곁에 아직 있을까?
어쩌면 이 글을 읽는 복돌이 곁에 할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가정이 할미는 하나도 슬프지 않단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할미와의 추억을 기억하며 이 편지를 행복하게 읽어주면 좋겠어.
우리 강아지 첫돌을 준비하며 할미는 복돌이 성년의 날에 맞춰 봉인해제 할 특별한 타임캡슐을 만들기로 했단다.
네 어미를 키울 때 소중히 간직했던 배꼽, 배냇저고리를 어느 순간 잃어버리고 속상했던 기억이 있었거든. 그렇게 오직 너만을 위해 타임캡슐을 준비하며 다시 한 가지 생각을 추가했단다. 할미도 살아보니 삶의 도처에 어려움이라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었어.
"우리 강아지는 그런 어려움에 도움이 될만한 빨간 물약 파란 물약이 준비되어 있으면 좋겠다."
할미의 바람처럼 이 상자에 든 기념품들이 성인 되기 전에 쓰이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혹시 이전 어느 날 물약으로 쓰였다 해도 그건 그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단다. 너를 위해 첫돌에 모아주신 많은 마음들이 너의 미래를 축복하며 건넨 정성으로 네 삶에 도움이, 위로가 됐다면 더할 나위 없는 good job이겠지.
구석구석에 할미가 준비한 설명 메모들이 잘 남아있으면 좋겠구나.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너의 이십 년에 그것들이, 할미와의 추억이 큰 힘이 돼주었으면ᆢ 진심으로 소망해.
사랑하는 내 강아지 이진아.
네가 눈 맞추고, 방긋 웃고, 트림하고, 소리 내어 부르고, 똥 싸고, 배트맨하고, 뒤집고, 혼자 앉고 기고, 서고, 걷는 모든 과정을 통해 할미가 얼마나 감사했고 행복했는지 네가 알면 좋겠다.
오늘 이후로도 늘 감사하는, 평화로운 삶이 네 앞에 가득하도록 축복할게.
감사를 안다는 것은 네 마음이 평화롭고 행복이 가득 차 있다는 다른 말이기도 하거든.
배꼽 하나에 기쁨을
배냇머리에 사랑을
배냇저고리에 평화를
반지마다 영광을
편지마다 소망을
메모에 담긴 단어 하나하나마다 복돌이, 복돌이
너를 사랑하는 오래된 마음들을 확인하는 이 순간, 멋진 어른이 되었을 내 강아지 이진아.
할미가 진심으로 사랑했고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한다. 언제나 너의 날들에 기쁨이 소망이 평화가 가득하길, 할미가 큰 소리로 응원할게.^^
2043년 5월 15일 월요일
이진이 성년되는 날 할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