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지내는 시간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오전 11시
비똥이에 상태에 대한 피드백을 듣는 시간.
희망적인 이야기를 듣는 날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폐가 펴져야 한다라는 이야기만 들었다.
날씨만큼이나 가슴이 시려와
뜨겁게 흐르는 눈물이 고마울 지경이었다.
아물지 않은 상처부위를 움켜잡고 걸음마 연습을 한다.
아무 이벤트 없이 출산을 했더라면 신생아를 보러 가겠다는 일념으로 걸었겠지만,
기약 없는 희망고문이 장기전에 될지도 모르지 않나.
그 긴 걸음을 걷기 위해 아픈 걸음을 내딛기로 한다.
큰 아이를 생각하고, 남편에게 의지해서, 나의 두 발로, 고통은 삼키면서.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와 지내는 큰 아이.
태어나 처음으로 엄마아빠와 오랜 시간 떨어져 지내서 걱정이 되는터라
영상통화를 자주 했었다.
"엄마, 많이 아파? 비똥이는? 언제 와? "
마음 편히 대답해 줄 수는 없었지만 나의 상황과 상관없이 해맑기만 한 큰 아이의 모습이 감사했고,
그 덕에 잠깐잠깐씩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답하기만 한 안개 속일지언정
잠깐씩 희망을 가질 수 있었고,
닥친 상황과 관계없이
해맑기만 한 누군가를 통해
잠시 미소를 지을 수 있음이 신이 주신 위로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또 하루를 버텨낸 나와 남편
우리의 연락을 기다리는 양가 어른들과 교회 식구들을 생각하면
뜨겁고도 시린 큰 덩어리 하나가 가슴에서 내려가지도, 올라가지도 않고 너울거리고 있다.
그렇게 또 한 날을 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