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가장 어두운 날의 시작
2월 15일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초음파를 보고 진료를 보는데
"이거 왜 이래"라는 교수의 한마디에 응급상황이 돼버렸고,
그 이후부터 내 몸은 나의 것이 아니었다.
누웠더니 꽂아지는 바늘,
씌워지는 모자,
제모, 수치스러울 일도 없이 모든 것이 급박하게만 돌아갔다.
마음으로는 아가야 제발 살아만 있어 다오, 있어다오,
살아만다오 살아만다오라고 기도할 뿐이었다.
임신 10개월이면 엄마도 반 의사가 된다.
초음파를 볼 때 심장소리를 들으면 어느 템포로 뛰는지 안다.
하람이의 심장박동수는.. 심각하게 느렸고, 이미 직감했다.
비상.
그렇게 얼굴엔 마취용 마스크가 씌워졌고, 깨어보니 회복실이었으며
배 위엔 아기 대신 모래주머니가 올라가 있었다.
출산 여부를 팔찌로 확인했다.
2021년 2월 15일 11시 54분 4.28kg.
남편에게 물었다.
"비똥이는? 비똥이는 괜찮대요? 어떻대요? 뭐래요?"
..... 기억이 잘 나지는 않지만 남편은 긍정적인 대답을 해주지 않았고
소아과 의사가 와서 이야기해 줄 거라는 답을 해주었던 것 같다.
곧 소아과 의사가 들어왔고, 들어선 안 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현재 비똥이는 NICU에 있다.
태변을 너무 많이 먹은 것 같다. 폐를 털어주는 치료를 하고 있다.
1부터 9까지로 9는 건강한 아이, 1이 사산이라고 했을 때
우리 아이는 1-2 정도 겨우 맥박만 있었고 청색증이 있는 상태로 태어났다고 했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출산하고 이제 정신 차렸는데.. 배 닫은 지 이제 겨우 세 시간 지났는데
슬슬 마취가 풀려서 통증이 몰려오고 있는데..
꺽꺽 거리며 우느라.. 배가 출렁거리니 아픔이 배가 되고 있었다.
믿어지지 않았고,
믿고 싶지 않았다.
내 아이는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신생아실 바로 옆이었던 병실이었기에 신생아실 쪽으로 팔을 뻗어 수시로 기도했다.
"하나님, 살려주셔야 합니다. 살려주세요. 살려주셔야 합니다. 살려주세요."
이렇게 어둡고 긴 밤이 시작되었다.
내일은 해가 뜨길 기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