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의 감정은? 그리고 내게 필요한 것은?

자랑스러운, 뿌듯함 그리고 관계

by 효돌이작까야

일주일에 한 번 매주 화요일 10시부터 12시 천호도서관에서 글쓰기 모임을 갖고 있다.

모임에 가면 전 주(week)에 느꼈던 핵심 감정을 고르고, 필요한 욕구(needs)도 찾아 고른다.

내가 뽑은 지난주 핵심 감정은 자랑스러움과 뿌듯함, 그리고 앞으로 필요한 것은 관계를 뽑았다.


먼저 자랑스러움과 뿌듯함을 뽑은 이유는 우리 루똥이에 대한 부분을 새로이 보았기 때문이다.

같은 반 친구들과 처음으로 스키 여행을 떠났다. 강습도 처음이고 반 친구들과 1박으로 여행을 간 것이 처음이었다.

우리 103 어머니들은 예상컨대 1학년 어머니들 사이에서 연대감이 대단히 좋기로 소문이 나있을 것이다. 실로 대단하다.

여하튼. 네 가정이 함께했다. 우리는 토-일 1박 2일이었고 다른 가정은 2박 3일로 함께했다.


친구들과는 잘 지낼 것 같았지만 스키를 배우는 것에 있어서는 워낙 겁이 좀 있는 아이라 과연 잘 해낼까 하는 걱정이 많이 됐다.

나랑 남편 둘 다 스키를 탈 줄 알지만 일부러 내가 스키를 매고 아이랑 같이 리프트에 올랐다.

예전에 아이 심리검사 그림에 엄마는 문 닫고 들어가 누워있는 엄마로 표현했던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기에 누워만 있는 엄마가 아니라

스키 플레이트 매고 (사실은 그것보다 더 한 것도 맬 수 있어!) 너와 함께 어디든 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예상적중! 엄마가 스키 타는 것을 보더니 눈에 하트가 뿅 뿅뿅뿅 나타나서는 어깨가 하늘로 치솟는 것이 보였다.

첫날 겁 없이 휙휙 스키를 타고 내려오더니 둘째 날은 아무리 찾아도 초보자 코스에서 안 보이는 거다.

강사님께 우리 루똥이는 어디 있나요? 하니까 MS랑 같이 중급자 코스에 올라갔어요!! 하시는 거다..

아….. 이럴 수가…. 그때부터 불안이 가 찾아와서는 주황빛을 내며 내 몸을 휘휘 휘휘 감았다….

패트롤 아저씨 올라가는 거 아닌가? 얘.. 내려올 수 있나? 미치겠네, 어쩌지?

아무리 봐도 안 내려오길래 모르겠다, 무소식이 희소식이겠지 하는 마음으로 라운지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수업이 마치고 엄청 밝은 얼굴로 내려온 우리 루똥이. MS와 함께 중급자 코스에서 정말 재미있게 탔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머리를 땡 하고 맞았다. 우리가 너무 과소 평가 한 것이다.

밖에서 사회생활하느라 힘들었기에 가정에서 힘든 것을 다 표현하는 아이인데 그 모습만 보고 아이를 미리 걱정하고, 가능성에 대해 제단 하고, 제한했던 것이다.

피드백 동영상을 보니 겁 없이 재밌다며 해맑게 웃으며 내려오는데 정말 자랑스러웠고 뿌듯했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

아이의 새로운 면을 보려면 나 자신을 나만의 세상에서 꺼내야 함을 다시 한번 체감했다.

남편은 안다.

안정 추구형인 내가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을 얼마나 어려워하는지말이다.

어미가 되고 나니 자식을 위해서 가장 어려워하는 것들을 하게 된다.

내가 만들어놓은 안전한 바운더리를 깨고 더 더 더 밖으로 나자신을 꺼내야 함을, 그래야 아이에 대한 신뢰를 더 높고 단단하게 쌓아 갈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체감 했다.


그리고 관계

관계에 대해 많은 회의가 들었던 24년 12월이었다. 이 회의감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 만족이 없는 사람, 노력하지 않으면서 많은 결과를 바라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에너지가 소진된다.

자족이라는 말이 있다. 주어진 삶에 만족하는 것. 주어진 대로 되는대로 살아 이런 뜻이 아니다. 최소한으로 더 갖지 못함에 자신을 괴롭히거나 갉아내지 않았으면 좋겠는 거다.


관계 안에서 누리는 편안함과 안정감이 내게도 성장을 가져다주었다.

어쩜, 우리 루똥이에게 도 내가 자족을 보이면서, 노력하는 엄마로 삶을 살아내야겠다고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었던 정말 큰 깨달음을 얻은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