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내겐 생명의 은인이에요.
글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뭡니까?
-돈을 벌고 싶었습니다.
허?
너무 솔직한 거 아니냐고요? 진짜 글을 쓰고 싶어서
쓰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저처럼 돈을 벌고 싶어서 글을 시작한 사람도 있다는걸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물론 아주 처음부터 돈이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일기는 꾸준히 썼어요. 다이어리 쓰는 것도 좋아하고 뭔가 짧게라도 기록하고 흔적 남기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대학에 들어가 사진을 배우게 되었고,
인스타그램을 알게 되었죠.
저에게 SNS는 너무나도 소중한, 유일무이한 숨통이었습니다.
소심한 관종으로서 때때로 관심을 받고 싶을 때, 자랑하고 싶을 때 눈치 보지 않고 내 것을 자랑하는 곳이었어요.
저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나지는 모습만 보고 꽤 솔직한 사람으로 저를 평가하지만
사실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되려 하지 못할 때가 많은 소심쟁이거든요. 그런 이야기들을 편하게 하면서 위로를 받기도 했고,
삶을 놓고 싶을 만큼 힘든 일이 있었을 때 그곳에서 감정을 풀어내며 살아갈 용기를 얻기도 한 애정이 잔뜩 묻어있는 곳이죠.
그런 곳에 곰팡이 같은 돈이 묻기 시작하면서 애정이 애증이 되어버렸던 것 같아요.
(돈이 나쁘다는게 아니에요 돈만이 목적이 되어버린 제 변질된 마음을 이야기 하는겁니다. 돈은 벌어야죠! 제 최종 목표가 돈인데요 암!)
자신의 아픔, 자녀의 아픔, 자신의 자랑, 특징, 뭐 하여튼 관심을 끌 수 있는 거라면 그것을 상품화하여 관심을 끌고 결국은 팔이피플이 되는 사람들을 보며
부러움을 느꼈던 적이 참 많았던 것 같아요. 때로는 그들을 따라 했던 적도 있었고요.
그런데 제게 돈이 따라오지는 않더라고요?
제 길이 아닌 걸 알겠더라고요. 돈을 보고 나의 아픔, 내 자녀를 팔자니 내 그 짓거리는 죽어도 못하겠다 고요.
제 자신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얘, 넌 돈이 벌고 싶은 거니, 이야기가 하고 싶은 거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 하는 이야기를 들어봤어요.
돈도 벌고 싶지, 돈도 좇아 봤잖아. 따라 해 봤잖아.
안 돼서 포기하는 거야? 안되니까 순수한 척 글 쓰고 싶다고 하는 거 아니야? 진짜 하고 싶은 게 뭐야?
제 자신은 제가 잘 알잖아요? 저는 낯짝이 그렇게 두꺼운 인간은 되지 못해서 스스로 정말 괜찮다 생각하지 않으면 남들에게 함부로 추천하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럼 전 팔이피플은 못하는 인간인 거예요. 이 짓은 못해. 그렇게 번 돈으로 행복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할 수만 있다면 저와 같이 마음 아프고 힘드셨던 분들께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정말 큰 사람이었더라고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지만, 정말 먼지만도 못한 사람이고, 죽을 이유가 참 많은 사람이지만,
아직 죽지 않고 살아있음엔 이유가 있지 않겠어요?
하는 이 이유를 전하고 싶은 사람이더라고요.
그래서 글을 쓰고 싶었던 것 같아요.
글은 내가 나를 만나는 가장 솔직한 방법이기도 하거든요.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가장 솔직하고 은밀한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한 거예요.
돈을 벌고 싶었지만 그 길은 내 길이 아님을 알게 되었고, 내가 정말 죽고 싶었을 때 죽지 못해 어거지로 살고 있을 때 겨우겨우 살아가게 한 힘이 글이었으니
글에게 내가 살아가는 삶으로 무엇인가 보답해 보자 하는 그 마음도 참 컸던 것 같습니다.
사실 받는 게 더 많지만요.
글을 쓰면서 얻는 가장 큰 유익은
치유입니다. 글엔 정말 큰 힘이 있습니다.
그저 쓰는 게 무슨 힘이 있어 싶으시겠지만, 그저 써보세요.
쓰다 보면 내가 별 이야기를 다 쓰네? 하고 계실 겁니다.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경험도 하실 겁니다.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 하시면 네이버 검색창에 “감정카드”를 검색해서 한번 보세요
오늘 나의 감정을 두 가지 정도 뽑아보시고 그걸 키워드로 한번 적어보세요.
생각보다 많은 나의 이야기들을 들으실 수 있을 거예요.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 정말 싫었던 나도 사랑하게 되고요
이해가 되지 않았던 나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틈이 보이기도 하고요.
이해하고 싶지 않던 내 자녀가 이해되기도 한답니다.
글은 정말 힘이 있어요.
저는 그 힘을 경험했어요. 제가 죽지 않고 살아있잖아요.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