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의 생색내기.
어느 날 루똥이가 툭 하고 내뱉은 말이
가슴을 시리게 했다가
활화산처럼 분노를 일으킨 적이 있다.
그 말이 무슨 말이냐
“엄마는 좋겠다. 일 안 하고 집에 있어서. 아빠는 맨날 회사가잖아”
…………..
아, 이 말이 왜 그리도 화가 나고 열이 받던지.
아마 일하고 싶지만 임신. 출산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감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생색의 목록
1. 엄마가 집에서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지
2. 지출이 있을 때마다 엄마는 집안일, 아빠는 바깥일을 하며 벌어온 돈임을 말할 것.
3. 집에서 하는 일은 사랑이 없으면 하기 힘들다는 것.
4. 한 달에 한번 월급(생활비)을 받고 있음.
5. 아빠는 바깥에서, 엄마는 집에서, 루똥이는 어린이집에서 각자 할 일을 잘하고 있음.
생색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아이가 누리는 모든 것은 쉽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노력에 의함임을 알려줄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루똥아, 엄마는 집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야
-무슨 일?
루똥이 어린이집 다녀오면 집 깨끗하지?
-응
엄마는 집에서 빨래해서 루똥이 옷장에 옷 넣어주고,
아침에 먹고 간 그릇들 설거지하고,
먼지 있으면 우리한테 좋지 않으니까 청소기로 청소도 해.
-우와, 엄마 정말 많은 일을 하네?
그럼,
이 일은 우리 가족을 사랑해서 하는 거야.
아빠는 회사에 가서 일을 하고, 우리 루똥이는 어린이집에 가서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놀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오잖아.
그런 것처럼 엄마도 우리 가족들을 위해 일하는거야.귀찮고 하기 싫을 때도 있지만, 우리 가족들 사랑하니까 집에서 편하게 지내라고.
-아...엄마, 엄마는 사랑의 일을 하는구나
이후로 며어어어칠을 아침마다
“엄마 사랑의 일을 해줘서 고마워”라는 고백을 들었다.
시작은 나의 자격지심에서 비롯된 생색일지 모르지만
무슨 일을 하는지 아이에게 전하고 나니 인정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엄마 아빠들. 우리 아이들에게 생색냅시다.
우리도 하고 싶어서 하는 일들 아니잖아요?
의무감과 책임감에 해내야만 하는 일들이라 하고 있는 것들도 분명 있잖아요.
아이가 알더라고요. ‘아, 우리 엄마 아빠가 힘들지만 나를 사랑해서 이런 궂은일도 해주는구나’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내가 누리는 것들이 꼭 누군가의 피, 땀, 눈물로 인함이라는 것.
별거 아니지만 감사를 키워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