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빙젤라또 파르페 너란 녀석
이번 주 내내 35도 36도를 웃도는 기온이라는데 와씨. 죽었다.
길거라고 예상한 장마는 얼굴만 살짝 내비치고 쏙 들어가 버리고
전혀 반갑지 않은 무더위가 눈치 없이 알짱거리네… 아효…
친정인 구리 인창동엔 걸어서 5분이면 가는 물놀이터가 있다.
우리 아이들은 토. 일요일이 되면 그곳에 가서 논다.
공짜지, 할머니 댁 가깝지, 물 있지..
아이들에겐 천국이 따로 없지만, 노는 걸 바라보며 공원 바닥에 앉아 기다리는 으른들은 아주 죽을 맛이다.
길바닥에 붙어있는 끈적한 젤리처럼 온몸이 쩐득쩐득해져서는 친정으로 돌아갔다.
저녁까지 먹이고 집으로 오는데 이 밤을 이렇게 보내버리면 억울할 것 같아서 남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더 끝나서 못 먹게 되면 어쩔 수 없는 거지 뭐’ 하고 있는데
순하디 순한 우리 신랑에게서 육두문자가 적힌 메시지가 오는 것이 아닌가.
이게 뭔 일이냐고.
알고 보니 이 메뉴는 메가커피에서 악랄하기로 유명한 손이 많이 가는 메뉴로써 주문한 지점에 딱 한 개가 남아있었고,
성공시켜서 앗싸! 하는데 남편의 배가 아파 왔다는 거다.
응꼬에 힘을 잔뜩 주고 지하철 계단을 올라오고 있는데 본인이 시킨 거랑 똑같은 메뉴를 들고 가는 한 여인.
‘어? 저 사람도 성공했네? 오올~’ 이렇게 생각하며 메가커피 앞에 가서 “앱으로 시킨 메뉴 찾으러 왔습니다 “ 하는데
아르바이트생 눈이 놀란 토끼눈이 되었단다.
직감, 아… 아까 계단에서 마주친 그 여자가… 바꿔가져 갔구나……..
팥이 올라가 있어야 하는 파르페엔 초코가 덩그러니 올라가 있고.
남편의 짜증 게이지와 응가 신호 역시 오르고 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음에 순복 하며
초코 팥빙젤라토를 들고.. 집으로 와서는
메뉴를 내 손에 쥐어주고 본인은 화장실로 냅다 뛰어 들어간다.
아이고, 참,,, 고생이 많아.. 으.. 응꼬야..
얼마나 절박하고 힘들었는지
남편 얼굴이 허옇게 떠가지고는…
미안하면서도 참 고마웠다.
괜한 부탁을 해서 응꼬 고생시키고 남편 고생시키고 말이야.
남편의 이런 찐 사랑덕에 나는 살이 찐다.
부탁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에 내가 부탁하면 어떻게든 들어주려고 하는 사람이라 그저 고맙다.
복이다 복. 내 복. 우리 남편. 내 자랑.
덥고, 고된 하루였지만
사랑스러운 남편덕에 어제보다 하나 더 행복하다.
히히.
여러분?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잠깐 짬을 내셔서 지금까지 살아 낸 오늘 중 행복했던 거 하나씩만 댓글로 달아보실까요?
행복은 찾으면 또 찾아진다요?
같이 행복해집시다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