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지기 친구, 커피, 곱창

더워도 나가게 하는 힘

by 효돌이작까야

중국에 주재원으로 나가있는 친구가 한국에 들어왔다.

아이 학교 방학 스케줄에 맞추어

두 달 정도 머물다 다시 간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외국으로 대학을 다닌 친구라

입국할 때면 친구의 부모님을 따라 공항에 마중 나갔다.


그때는 내가 이 친구랑 비슷한 성향인지

전혀 몰랐는데, 결혼하고 육아를 하면서 우리가 닮은 부분이 정말 많구나, 삼삼오오 모인다더니

어쩜.. 진짜네 싶을 때가 많다.


어제저녁 큰 아이와 감정 씨름을 한 터라

아침에도 기분이 좋지 않았고,

대체 나는 왜 이렇게 속이 좁은 걸까 하는 생각에

자책하며 더 속상했던 터였다.


여름을 극혐 하지만 30년 지기 친구와 대화하고 식사하는 기대감으로 뙤약볕을 거스르며 나갔다.


어제 있었던 일들, 그간 있었던 일들을

토하듯 쏟아내는데

대화 중 따스하게 웃어주는 친구의 미소가

왜 이리도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건지..


‘내가 듣고 있어’라는 제스처와 눈빛에

속상해서 고개 숙여진 자존감이 세워진다.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너무 고마운데

커피도 사주고 곱창도 사줬다.

차로 지하철 역까지 데려다주기도 했다.


이렇게까지 사랑받는 내가

뭐가 모자라고 두려워서 스스로를 깎아내고 있었나.

친구에게서 받은 사랑으로

큰 아이와 대화하며 마음을 풀어내야지 하는 다짐을 했다.

그리고 대화했다.


친구의 존재는 이렇게나 소중하다.

봄을 상징하는 새싹

여름을 상징하는 무더위

가을을 상징하는 열매

겨울을 상징하는 추위처럼


내 친구의 존재가 나를 상징해 주고 자랑하게 해 준다.


따스한 마음을 가진,

아이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뭐 하나 파고들기 시작하면 끝장을 내는,

나를 위해 기도해 주는,

내 친구가 있어서 어제보다 세 개나 더 행복하다.


고마워, 친구야.

우리 잘하고 있어. 정말이야.

믿음. 소망. 사랑 중 제일은 사랑 이래.

그 사랑이 이미 우리 안에 있으니 우리는 빛을 내면 돼.

지금도 정말 빛나. 내 친구.

사랑한다. 친구야


우리의 고교시절을 대표하는 구리 우리두리 곱창.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