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돈이 되나요?"-예술가가 창업을 고민한다는 것

예술가로 살며 지속 가능한 벌이를 설계하려는 당신에게

by Agatha Yi


앞의 글에서는 왜 누구나 창업을 고민하게 되는지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오랜 시간 경험하고 연구해온 ‘공예’ 분야의 창업을 중심으로, 그동안 마주한 현실과 함께 발견한 인사이트를 나누어보려 합니다.

공예는 예술입니다. 동시에 하나의 산업이기도 합니다. ‘예술과 비즈니스’는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 경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먼저 공예의 정의를 잠깐 짚고 넘어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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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 기능과 장식의 양면을 조화시켜

직물, 염직, 칠기, 도자기 따위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일




이 정의를 보면, 공예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쓰임이 있는 아름다움입니다.

예술성과 실용성이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사업화의 가능성이 많은 분야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공예계는 오랜 시간 경영난과의 싸움을 이어왔습니다.

공방을 10년 넘게 운영하고, 관련 소셜벤처를 3년간 운영하며,

경영에 대해 6년 가까이 공부하고 고민하고 나니, 이제야 그 이유가,

성공을 향한 프로세스가 어렴풋이 보입니다.



왜 공예로 먹고살기 힘들까?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의 <2022공예산업실태조사 보고서>를 기반으로.


1. 사업규모와 자본의 영세성

공예는 다른 업종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재료를 사고, 만들고, 온라인에 올려 판매하면 되니,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창업하기 좋습니다. 그래서 간단한 공예 창업을 학생 시절에 프로젝트로서 경험한 분들도 많지요.

그만큼 준비되지 않은 창업도 많고, 자연스럽게 1~3년 사이에 많은 공방들이 사라집니다. 이 시기를 우리는 흔히 ‘데스밸리’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문제는 이 시기를 넘기기 위한 전략이나 기반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2. 전문성과 지속 가능성의 간극

공예 전공자라고 해도 졸업 후 관련 분야에서 커리어를 이어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공예는 돈이 안 된다’는 인식이 굳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말 공예가 비즈니스가 될 수 없는 분야일까요?

그보다는, 공예가 본연의 가치와 시장에서 요구하는 전략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개인의 역량 부족이라기보다는, 시스템과 정보의 부재에서 오는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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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정보의 단절과 산발적인 지원

공예 분야에서는 아직까지도 통합적인 정보 전달 주체가 부족합니다. 정부나 기관의 지원사업은 있지만, 작가 개개인의 입장에서 그 정보를 효과적으로 찾아 활용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많은 작가들이 막연히 인터넷을 떠돌며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지요.



4. 유통과 브랜딩의 어려움

공예는 대부분 소량 다품종으로 생산됩니다.

작가 개인의 철학이 깊게 반영되기 때문에, 철저히 고객 중심으로 전략을 설계하기가 어렵습니다.

판로 개척도 작가가 직접 해야 하다 보니, 창작과 영업을 병행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마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공예로 생계를 꾸려가는 일은,

단순히 예술을 지속하는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역량’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


1. 사업가의 관점으로 바라보기

공예가로서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지키면서도, 사업가로서의 책임감을 함께 가져야 합니다. 이윤을 창출해야 지속 가능하며, 지속 가능해야 예술도 계속됩니다. 이 부분은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키는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2. ‘공예가를 위한 경영학’을 배워야 합니다

경영학 콘텐츠는 많지만, 공예 분야에 맞는 콘텐츠는 드뭅니다. 그래서 저는 공예가를 위한 꼭 필요한 비즈니스 지식만 뽑아 쉽게 전달해드리려고 합니다. 경영을 잘 모르는 사람도 ‘조금씩, 그러나 확실히’ 배워갈 수 있도록 말이지요.



3. 나만의 유통 전략 세우기

작가의 개성과 맞는 채널을 선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편집숍, 온라인 플랫폼, 클래스 운영 등 채널마다 장단점이 다르기에, 우리 브랜드의 방향성과 가장 잘 어울리는 유통 전략을 설계해야 합니다.



4. 함께 성장하는 커뮤니티

공예가들은 대부분 혼자 작업하고, 조용히 지내는 걸 선호합니다. 그래서 더욱 유연하고 비강제적인 커뮤니티가 필요합니다. 작가들의 활동 시간이 다양한 만큼, 온라인 중심의 네트워크가 적합할 수 있지요.

실제로 오픈채팅방, 네이버 카페 등을 중심으로 유사한 관심사를 가진 작가들이 교류하고 있습니다.

이 안에서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며 배워가는 공동체가 늘어나면, 공예 비즈니스 생태계도 더 건강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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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며

예술로 먹고 산다는 것, 쉬운 길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술만큼 창업에 적합한 분야도 드뭅니다.

손을 거쳐 만들어지는 아름다움, 시대를 담는 예술의 힘은 여전히 유효하며 앞으로 더 빛날 것입니다.


단순히 이상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오래도록 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면 어떨까요?

다음 글에서는, 작가의 아이디어를 가장 쉽고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에 대해 소개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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