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날이 확정되고 어무니는 사진을 다 가져가던가 버리라고 내밀었다. 사남매의 어릴적이 담긴 앨범을 펼쳐보면서
우와!!! 하며 이야기꽃? 따위는 없다.
침묵속 까마귀소리만 까악 까악 까악
감흥이 없는 틈을 타 아부지는 한마디하셨다.
"이거 다 가져갈거야 다 내가 찍은거야"
맞다. 응답하라 1988의 그 시절을 살며 아부지의 닉콘 대포카메라로 사남매의 어린시절은 박제되었다.
사진의 인물은 중요치않다.
아부지의 작품인것이다.
그리고 사진을 찍는 사람은 사진 속에 없다.
"이거 다 가져갈거야.이거 다 내가 찍은거다!"
사진내용보다
근데 이거 누구냐?"
"셋째네 큰아들하고 둘째네 큰딸이구만 뭐~"
"아 그래?"
아! 아부지의 또렷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한건
오늘은 아부지 컨디션이 좋은 하루였다는 것.
그 사실 하나만은
의미를 깎지 않아도 될것같다.
앞날을 앞서 끌어오지 말고,
오늘의 컨디션은
그냥 오늘의 선물로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