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기지 않은 냄새

by 쑤기노트

이사를 끝낸 집에서
노부모는
새 집의 동선을 익히고
나는
익숙하지 않은 자리에 선다.


주택을 떠날 때
벽에 스며 있던 시간들은
이삿짐에 담기지 않았나 보다
집 안 가득한 이삿짐 사이로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천천히 증발하고 있다.


사진첩을 펼칠 때마다
발매트를 밟을 때마다
주방 소쿠리를 꺼낼 때마다
함께 따라오던
세월의 냄새는
새 집이 아직 낯선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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